외국인이 연일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제(2일)까지 18거래일 연속 매도세인데요.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 원인과 전망, 대응전략까지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신 기자, 외국인의 매도 추이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외국인은 어제(2일)를 포함해 18거래일째 코스피에서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2015년 12월2일부터 2016년 1월5일까지 펼쳐진 직전 최장 기간 순매도, 22거래일 연속 팔자 기록도 넘볼 기세입니다.
순매도 금액은 4년 전보다 더 많습니다.
당시 22거래일 동안 3조 7천억원을 외국인이 팔았는데 최근 18거래일 동안 팔아치운 금액은 4조 3,365억원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평균 2,409억원을 팔아치운 셈입니다.
특히 11월 한달 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해 있는 전기·전자(1조 2,209억원) 업종을 집중 매도했습니다.
<앵커>
지난 달 MSCI 리밸런싱이 마무리되며 외국인의 매도가 일정 부분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수급 악재가 해소됐음에도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되는 이유를 증권업계에선 무엇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미중 무역협상 우려가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힙니다.
미국이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유예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미중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입니다.
또 MSCI 리밸런싱 작업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주 지수 조정이 마무리됐지만, 이달 11일 사우디 아람코가 사우디 증시에 상장하는데요.
증권업계에선 아람코가 상장하면 약 10일 뒤 MSCI가 신흥국 지수 내에 편입을 할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 비중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추종하는 외국인 액티브 자금이 한국물 비중을 선제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추정합니다.
여기에 한국경제의 취약한 펀더멘털도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펀더멘털이나 유동성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한국이 불리한 점도 작용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달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어드는 등 기업 이익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증권가에선 향후 외국인 수급 전망, 어떻게 진단하나요?
<기자>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본격적인 수급 개선은 내년에야 비로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통적으로 외국인은 12월에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 흐름을 나타냈는데요.
지난 5년간 2016년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대외 환경은 코스피에 우호적인 분위기입니다.
먼저 미국과 중국의 경기 지표가 양호한데요.
중국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11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넉 달 연속 경기 확장 국면을 가리키고 있고,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수출 지표가 4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 이익 역시 기저효과 등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코스피에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또 다른 요인이 있나요?
<기자>
외국인이 18거래일 연속 현물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MSCI 리밸런싱 무렵부터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수해 왔다는 점인데요.
최근 한달 사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현물을 약 3조7천억원어치 순매도한 데 반해, 선물은 1천억원 가까이 사고 매수했습니다.
이를 두고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갑작스런 상승 랠리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선물을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외국인이 현, 선물 모두 팔며 한국시장을 등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선물을 통해 헷지(위험회피)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고려해야 할 변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기자>
오는 12일에는 영국에 조기 총선이 예정돼 있습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브렉시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15일에는 1,56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이 15% 관세 부과를 할 방침인데요.
증권업계에선 관세 부과 이슈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되면 미중협상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 향후 증시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대응을 주문하나요?
<기자>
증권업계에선 연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가능성을 고려해 IT·하드웨어 섹터를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여기에 경기민감주도 대응 방안으로 거론되는데요.
중국 경기 회복과 미중협상 타결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민감주로는 면세점주와 엔터주가 유망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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