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좋은 관계"
美, 필요 시 '대북 강경 대응'할 것
그 동안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민주화 시위, 그리고 한일 지소미아 이슈 등에 가려져 잠잠한 듯 했던 북미 갈등이 연말 협상시한을 앞두고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어제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우리나라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필요하다면 북한에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구요.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방위비 분담금을 추가로 증액하길 원한다면서, 한미 간 책임 부담이 더욱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타협안'을 요구하면서 내놓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라는 표현을 사용해 북한을 안심시키면서도, 필요하다면 '강경 대응'도 불사할 수 있음을 보인건데요.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며 경고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김정은은 로켓맨…오바마였으면 벌써 3차 대전"
어제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 중인 영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재팬 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이런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아마도 나뿐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그는 북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 말을 들었다면, 우리는 지금 3차 세계대전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제1의 문제라며 전쟁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김 위원장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다. 그는 확실히 미사일 발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른다. 앞으로 북한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텐데,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北, 곧 비핵화 할 것"
"합의 불이행 시, 무력 사용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계속 들어보시죠. 그는 "우리가 서명한 첫 번째 합의를 보라. 이에 따른다면 북한은 비핵화를 할 것"이고 "우리는 조만간 북한이 약속을 지켰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임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그는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단연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라며 "부디 우리가 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나는 그가 합의를 이행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北, 美에 연내 새로운 타협안 요구
北 리태성 외무성 부상 "연말 협상시한 다가온다"
"크리스마스 선물, 美 결정에 달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무력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북한이 미국에 '연말 협상시한'을 계속해서 주장한 가운데 나온건데요. 그렇다면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은 무엇일까요?
북한과 미국은 지난 10월에 비핵화 실무 협상에 돌입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한 적이 있는데요.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계속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어제 북한은 리태성 미국담당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통해 '연말 협상시한'을 강조했습니다. 리태성 부상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정할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고 경고했는데요. 그는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北·美 '연말시한' 앞두고 신경전
트럼프 강경 발언…'대화 해결' 속뜻
'强대强 구도' 회귀 시 '트럼프 대선 행보' 차질
정리해보자면, 이날 미국과 북한 측이 주장한 것은 다가오는 '연말 협상시한'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득을 취하기 위한 '신경전'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 발언이, 문자 그대로 '무력을 사용하겠다'라는 뜻이라기보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속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양국이 '10월 비핵화 협상' 이전의 '강 대 강 충돌' 분위기로 돌아가게 된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그 동안 최대 외교 업적이라고 주장해온 '북한 비핵화 추진 업적'이 물거품이 되고,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대선 행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측이 다시 껄끄러운 관계로 돌아가기 전에 올해 안에 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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