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에 병원 찾은 환자 '폐 파괴'한 의사…벌금 1천만원

입력 2019-12-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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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각종 검사를 하지 않아 증상을 악화시킨 혐의로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은 50대 신경외과 의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이세창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 병원 전 신경외과 의사 A(52)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6월 16일∼7월 1일 인천시 서구 한 병원에서 머리 등을 다쳐 입원한 환자 B(55)씨를 치료하던 중 일부 검사와 협진을 하지 않아 증상을 악화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경추와 어깨 통증을 호소한 B씨에게 스테로이드제를 12시간 간격으로 보름 넘게 투약하면서도 관련 검사를 하지 않았다.
또 입원 엿새째부터 B씨가 고열 증세를 보이며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계속했는데도 내과와 협진하지 않고 해열진통제만 처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결국 `괴사성 폐렴에 의한 폐 파괴` 진단을 받았다.
1심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스테로이드제를 투약하는 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고 피해자가 비교적 중한 상해를 입었다"며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는 "괴사성 폐렴이 발생한 것은 B씨가 병원에서 외출한 탓으로 병원 내 감염이 아니다"며 "내과 협진도 B씨가 거절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도 A씨가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위반해 의료사고가 발생했다고 재차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14일 동안 피해자에게 스테로이드제인 메디소루를 정량(10∼40㎎)을 초과해 투여하고도 요분석, 혈당 검사, 혈압 측정 등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오른쪽 가슴이 아프다`며 흉통을 호소했는데도 관련 검사를 위한 내과 협진을 의뢰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내과 협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인이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원 기간에 4차례 외출을 했고 내과 협진에 협조하지 않은 점도 의료사고의 일부 원인으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한 점이 인정된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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