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박원순 "베를린처럼 집값 동결해야…지자체에 정부 권한 달라"

신인규 기자

입력 2019-12-16 13:28   수정 2019-12-16 13:50


박원순 시장이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임대차 관련 정부 권한을 지자체에 넘기라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기고를 통해 "부동산이 불평등의 뿌리가 되고 계급이 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24주째 상승 중이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강남의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심지어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건물주`라고 할 정도"라며 현실을 비판했다.

이는 근로소득보다 서울 아파트의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이 수 십 배가 넘기 때문인데, 실제 강남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 가격은 지난 3년 사이 10억원 이 뛰었지만 납부해야 할 종합부동산세는 100여만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박 시장은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히 실소유자 중심의 주택공급 확대와 공공임대주택의 추가공급은 물론 임대차와 관련한 정부의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히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베를린 시장은 5년간 베를린 시내의 임대료를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다. 박 시장은 글을 통해 본인에게도 이와 같은 권한을 달라고 강한 어조로 주장했다.

현재 지자체는 개별 법령에 따른 위임이 없을 경우 국민의 권리 제한이나 의무 부과 등를 자체 조례로 규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음은 박원순 시장이 올린 글의 전문.
불공정한 출발선을 뒤흔드는 근원은 무엇입니까?
부동산이 불평등의 뿌리가 되고 계급이 되는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24주째 멈출 줄 모르고 오르고 있습니다.
서울의 민생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심지어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건물주’라고 할 정도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버는 소득보다 무리하게 빚내서 산 아파트가 가져다 줄 불로소득이 수 십 배가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강남의 한 재건축예정 아파트 값은 지난 3년 사이 10억 원이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종부세는 고작 100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오른 집값을 감안하면 내야할 세금은 ‘조족지혈(鳥足之血)’입니다.
현실은 암담합니다.
현재 상위 1%가 평균 7채의 집을, 상위 10%가 평균 3.5채의 집을 갖고 있습니다. 정작 집이 필요한 서민들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치솟는 월세 때문에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로 밀려나는 청년들과 저소득층의 상황은 더욱 처참합니다. 이제 집은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이상 부동산 문제를 이대로 두어선 안됩니다.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단호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자산격차는 불평등을 심화시켜 출발선을 공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근원입니다.
부동산으로 인한 자산격차가 고착화되는 사회에서 노동의 가치는 땅에 떨어지고, 내수경제의 위축과 경제성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가져올 뿐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부동산의 대물림을 끊어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 자체를 없애야 합니다.
또한,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에 대한 획기적인 보유세 강화와 철저한 초과이익 환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바로 공시가격의 현실화입니다.
서울시는 공시가격 현실화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적극 지원할 의지가 있습니다.
또한 실소유자 중심의 주택공급 확대와 공공임대주택의 추가공급은 물론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차와 관련한 정부의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히 넘겨야합니다.
얼마 전 베를린 시장은 5년간 베를린 시내의 임대료를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권한을 주십시오! 제발!
이 모든 것은 새롭고 획기적인 정책이 아닙니다.
근로소득에 대해 투명하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처럼, 부동산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하자는 것뿐입니다.
소득격차가 부동산 자산격차로 점점 굳어져 가는,
그래서 이 나라가 점점 낡은 사회로 퇴행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오는 17일(화), 18일(수) 이틀간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제가 기조발언을 통해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