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우유 훔친 '현대판 장발장' 부자에 쏟아진 온정

입력 2019-12-16 18:01   수정 2019-12-16 19:30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부자의 사연에 국민들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10대 아들과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 시대 저소득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비추는 계기 또한 되고 있다.
인천시 중구 관계자는 16일 "장발장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에 후원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가족에 대한 시민 후원이 들어올 경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본인에 대한 치료가 우선인 상태여서 치료를 마치면 일자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다만 본인이 더 이상 일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해당 마트에는 사연이 알려진 사흘 전부터 몇몇 시민이 찾아와 A씨 가족을 위한 옷가지를 전달하거나 쌀을 비롯한 생필품을 주문하기도 했다. 일정 금액을 입금할테니 A씨 가족을 위한 생활용품을 마트에서 직접 전달해달라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마트 측은 전했다.
앞서 이달 10일 오후 4시께 A씨는 아들 B(12)군과 함께 인천시 중구 한 마트에서 우유, 사과 등 1만원어치 식료품을 훔치다가 마트 직원에게 적발됐다.
마트 대표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A씨가 눈물을 흘리며 사정을 설명하고 잘못을 뉘우치자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A씨 부자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대접했고, 마트에서 이 사정을 들은 한 시민이 A씨에게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졌다.
A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다 부정맥, 당뇨, 갑상선 질환 등 지병이 악화하면서 6개월 전 일을 그만뒀다. 12살, 6살 자녀와 모친을 포함한 네 식구는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받으며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기준으로 소득이 0원인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생계급여는 최대 138만4천원이다. 주거급여 임대료 지원은 인천의 경우 최대 31만7천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A씨가 받는 기초생활보장수급비는 매달 최대 150만원 안팎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현실적인 4인 가족 생활비를 고려했을 때 이 같은 기초생활보장수급비는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올해 1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서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579만원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장발장 부자의 사연을 언급하며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의 온정에만 기대지 말고 복지제도를 통해 제도적으로 (이들을) 도울 길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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