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표결 일정을 하루 앞둔 17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일 하원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2개 탄핵 소추안을 승인하는 투표를 함으로써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엄숙한 권한 중 하나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국내외 모든 적으로부터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는 맹세를 존중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모든 하원 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
민주당은 하원의 탄핵 소추안 표결에 필요한 과반수 의석(431석 중 216석 이상)을 이미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후 8시50분 현재 탄핵 소추안에 찬성하는 하원 의원이 219명, 반대하는 의원이 172명이라고 전했다. 공석 4명을 제외한 재적 431명 중 의결 정족수인 216명을 이미 넘어선 셈이다. 2명은 아직 결정을 못했고, 38명은 NYT에 응답하지 않았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의원 중 2명만이 탄핵 소추에 반대했고, 공화당에서는 아예 찬성하는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워싱턴포스트(WP)도 2개의 탄핵 소추안 중 최소한 하나라도 찬성하는 의원이 218명, 반대는 198명으로 집계했다. 15명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쿠데타 기도`로 몰아세우며 미국 국민이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의 왜곡과 권한 남용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는 처음부터 완전한 엉터리였다"고 한 뒤 `탄핵에 대한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부드럽게 표현해서 `0`만큼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편지 전체를 보진 못했지만, 핵심은 봤다. 정말로 역겹다"고 쏘아붙였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공식 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한 치도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였다.
하원 규칙위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범죄와 비행에 대한 탄핵`을 안건으로 올려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찬반 토론과 표결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해 상임위 차원에서 개최된 마지막 절차였다.
규칙위 회의에는 규칙위 소속 의원은 물론 탄핵소추안 작성을 담당한 법사위의 제이미 라스킨 민주당 의원과 더그 콜린스 공화당 의원도 참석해 설전을 벌였다.
라스킨 의원은 "대통령의 계속된 행동은 미국 민주주의에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며 "우리는 이런 위법행위가 지나가도록 허용할 수 없다. 이는 우리 헌법과 외교정책, 국가안보,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행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 의원은 민주당이 선거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어 탄핵을 추진한다며 불공정한 당파적 노력이라고 비판한 뒤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규칙위는 18일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6시간의 토론을 거친다는 내용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표결에 부쳐 찬성 9명, 반대 4명으로 통과시켰다. 토론 시간은 민주당과 공화당에 똑같이 배분된다.
토론은 오전 9시 시작될 예정이며, 투표는 오후 6시30분에서 7시30분 사이에 진행될 예정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토론을 12시간으로 늘리거나, 공화당에 별도의 탄핵 청문회 개최 권한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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