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양호 전 회장이 후계자 지명 없이 지난해 갑작스럽게 눈을 감으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는데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회장을 공식적으로 비난하며 한진그룹 경영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무법인을 통해 경영 참여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가족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현 지배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 참여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한진그룹 경영에서 철저히 배제된 데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단행된 인사에 조 전 부사장이 5년 만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컸지만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3남매 중 가장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해왔습니다.
동생의 경영 방식에 제동을 걸고 나선 만큼 조 전 부사장이 향후 적극적으로 그룹 경영에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진그룹은 유족간의 지분이 엇비슷한 만큼 누가 어떤 주주와 손을 잡고 우호세력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바뀔 수 있습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선 "경영권을 놓고 본격적으로 싸우기 보다는 주총을 앞두고 동생을 압박해 자신의 경영 복귀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완료돼 최대주주인 조 회장 일가와 2대 주주인 KCGI 간 힘겨루기가 예상됩니다.
한진그룹은 경영권을 놓고 오너 남매간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과 주주 여러분께 송구하다"면서도 "경영권 행사를 위해서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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