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항소법원 1/4 '트럼프 사람'
美 상원, 제13항소법원 판사 인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오는 내년 대선에서 재선이라는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한 가지 확실히 남을 그의 유산이 있습니다. 바로 사법부에 심어놓은 '트럼프 사람들'인데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재임 3년 동안, 대법원 판사 2명을 비롯해 연방법원 판사 187명을 지명했고, 특히 미국 전역 연방 항소법원의 경우 판사 4명 중 1명이 '트럼프 사람'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주 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는 동안에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제 13 항소법원 판사의 임명을 인정했습니다.
가디언 '트럼프의 어두운 유산'…입법 절차·민주당에 막대한 영향
연방항소법원, 최종심 성격 강해
영국 가디언지도 '트럼프의 어두운 유산, 미 사법부가 그가 원하는 대로 재구성됐다'는 헤드라인의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제 13 항소법원은 미국에서 대법원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법원인데,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에 새겨놓은 흔적은 이미 입법과 민주당 측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나 예를 들자면, 이달 8일에 제 5 항소법원은 전 정권의 핵심정책인 '오바마 케어'의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에 대해서 2대 1로 위헌이라고 결정했었는데요. 그런데 당시 반대표를 던진 2명의 판사 중 1명이 트럼프가 지명한 인물입니다.
연방 항소법원은 우리나라로 치면 2심인 고등법원 격에 해당하지만, 미국 대법원이 연간 100건 가량의 사건만 심리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최종심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재임기간 '항소법원 판사' 지명 수…트럼프 50명 vs 오바바 25명
그리고 단순하게 숫자로만 비교해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3년간 항소법원 판사 50명을 지명한 데 반해, 같은 기간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 절반에 해당하는 25명만을 지명했습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 아닌 노력으로 뉴욕을 관할하는 제 2 항소법원을 비롯해 이미 세 곳의 항소법원에서 보수성향 판사 수가 진보성향 판사 수를 역전했는데요. 당장 제 2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악플'을 단 일부 사용자를 차단한 사건 등에 대한 재심리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제 11 항소법원은 선거권 관련 항소를 다룰 예정입니다.
외신들은 이렇게 보수화된 법원은 판결의 성향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이익까지 가져다 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영향력 지속 위해 '젊은 사람' 임명
공화당 상원, 빠르게 인준 밀어붙여…트럼프 계획 집행자 '미치 매코널'
데일리와이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법원 판사에 상대적으로 '젊은 보수 성향' 판사를 지명하고 그 효과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왜냐하면 연방법원 판사는 종신제기 때문인데요.
매체는 "사법부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대장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라며 "오바마 정부 때는 대법원 판사의 인준을 거부하면서 시간을 끌던 매코널이 트럼프 정부에서는 빛의 속도로 판사 인준을 밀어붙이며 사법부 재구성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에게 매우 친절했다. 그가 판사 공석 142석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그 일이다"라며 비꼬았습니다.
진보 성향 서부 9개 주도 보수쪽으로 기울어
제9항소법원, 트럼프 지명 판사 9명
정치문매체 폴리티코도 진보 성향의 서부 9개 주를 관할하는 제 9 항소법원도 서서히 우파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제 9 항소법원은 이번 달에 2명이 추가로 인준을 통과하면서 총 29명의 판사 중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판사가 무려 9명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에 열한 자리나 우세했던 진보 성향 판사들이 이제는 단 세 자리만 앞서게 됐습니다.
매체는 "이러한 우향우 흐름이 계속된다면, 사법부의 진보 성향을 대변하는 법원에서 더 이상 동성애나 낙태, 이민자 이슈에서 진보 계층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없게 되고 말 것이다"라고 우려했습니다.
대선의 해로 접어드는 미국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차근차근 재선 발판을 마련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가 원하는 대로 흘러갈지, 탄핵 정국은 예상대로 부결로 마무리 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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