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TV는 사랑을 싣고`를 찾는다. 냉철한 이미지와는 달리 서툴렀던 사회 초년생 시절 공직 생활 첫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최경호` 수경을 찾아 나선 것.
경찰대를 갓 졸업한 24세 때 제주도 해안 전경대에서 소대장으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표창원. 어리고 미성숙했던 그의 눈앞에 펼쳐진 제주도는 살벌한 모습이었다고. 당시 제주도는 중국 밀항선을 감시하기 위해 해안가를 삼엄하게 감시해야 했던 전경대와 외지인인 전경대를 `우리 땅 막는 육지 것들`이라 불렀던 마을 사람들 사이 불화가 심했던 상황. 심지어 표창원이 소대장으로 오기 전, `전 소대장은 대원들에게 감금을 당한 적이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잔혹한 분위기 속에서 외부인인 전경대원들과 제주도 현지인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돌파구라 여긴 표창원은 규정상 민간인에게 개방해서는 안 되는 초소를 한정적으로 개방해 통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줬고, 대원들을 동원해 주민들의 생업인 농사와 어업에 발 벗고 나서며 마을의 화합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안전 문제를 우려했던 상부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전경대의 관행과 어긋난다고 여겨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표창원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데. 이때, 소대장 표창원을 믿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의 뜻을 따라주었던 것이 바로 최고참이었던 최경호. 표창원을 소위 `꼴통` 취급했던 중대장과의 갈등 속에서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는데.
두 사람은 제주도에서 1년간 동고동락했으나, 표창원이 당시 `연쇄살인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화성으로 발령받아 근무지를 옮기게 되면서 헤어졌는데. 이날 표창원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당시 13살의 어린 아이의 시신을 마주했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당시 느꼈던 참담함과 자괴감을 전했다.
그런 세월을 보내며 최경호 수경을 더욱 돌아볼 겨를이 없었고, 그 후 프로파일러이자 교수로서, 그리고 현재는 국회의원으로서 쉴 틈 없이 달려온 표창원. 불출마 선언으로 내년이면 3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 짓게 된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뒤 돌아보니 공직생활의 시작점을 함께 했고 사회 초년생 시절 본인으로 인해 난처함을 겪었을 최경호 수경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한다.
숨 가쁘게 달려오느라 최경호와의 연락이 끊어진 지 30년, 과연 표창원은 최경호를 만나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할 수 있을지 27일(오늘) 저녁 7시 40분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TV는 사랑을 싣고` 표창원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