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입 2호' 원종건… 시각장애인 母와 전국민 울렸던 '이 남자'

입력 2019-12-29 16:17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원종건(26) 씨가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총선 `영입인재 2호`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29일 원 씨를 두 번째 영입 인사로 발표했다. 지난 26일 발레리나를 꿈꾸던 여성 척수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로 `영입인재 1호`를 공개한 뒤 3일 만이다. 멘토 의원은 박주민 최고위원이다.
원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지난 2005년 MBC 방송 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했다. 당시 심장 질환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이 스웨덴으로 입양되고 아버지는 간 경화로 세상을 떠난 뒤 시·청각 장애인인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던 원 씨의 사연은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방송을 통해 어머니가 각막 기증을 받아 개안 수술을 한 뒤에는 각계 후원 의사를 사양하고 폐지 수집으로 복지시설 기부,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 연결 앱 개발 등 봉사활동과 선행을 펼치며 지내왔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원 씨는 현재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 소셜임팩트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고, 장애인 인권과 처우 개선, 소외계층 지원 강화 등을 주제로 강연도 하고 있다.

원 씨는 기자회견에서 "저와 어머니는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나름 노력하며 살았다"며 "장애를 가진 한 가난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기 쉽지 않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가 아는 많은 분은 아직도 굶지 않고, 쫓겨나지 않고 사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며 "어머니께 그런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더니 어머니는 `세상이 널 키웠다. 이제 네가 세상에 효도해라`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원 씨는 또 "제가 감히 이 땅의 청년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다만 공감하고 함께할 뿐"이라며 "청년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정치를 통해, 나이로 따지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바꾸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처음엔 고사했다는 원 씨는 "번듯하고 안정된 직장에서 어머니를 모실 수 있나 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다 보니까 어머니와 상의하는 시간이 걸렸다"며 "어머니가 `받는 사람의 마음으로 정치를 해보면 어떻겠느냐. 청년 당사자로 청년에 대한 말을 직접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큰 힘이 돼서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을 위해 추진하고 싶은 정책에 대해 "충분하게 고민할 시간은 되지 못했다"면서도 "`청년 가장`에 초점을 맞춰서 먼저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젊은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20∼30대 정치인들이 별로 없었는데 원종건 님이 과감하게 도전해준 것을 보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정치에는 사회에 대한 열정, 책임감, 균형있게 보는 사고라는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는 통시성, 흐름을 잘 보고 사회구조 속에서 보는 공시성을 균형있게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민주당은 내년 설 연휴 전까지 10여명의 영입인재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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