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팅닷컴 2020 글로벌 원유시장 전망 >
특히 올해 주목할만한 국제 동향에서 ‘원유’에 대한 관심이 단연 높은데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국내시장에도 끼치는 영향이 대단하죠. 아람코는 앞서 지난 1월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1조 8000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고, 6월에는 S오일 석유화학 시설에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요. 지난해 글로벌 원유시장의 가격 움직임과 주요 요인들을 짚어보면서, 2020년의 글로벌 원유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유가가 2019년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것은 연초의 일로, 당시 WTI는 배럴당 42.52 달러, 브렌트유는 49.93 달러를 기록했죠. 현재는 WTI가 60 달러 초반대, 브렌트유가 60 달러 후반대에 있습니다.
배럴당 20 달러에 달하는 상승폭은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요. 2019년의 주된 화제는 어째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엄격한 제재와 중동에서 일어난 지정학적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왜 유가가 더 오르지 못했냐는 건데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다음의 4가지 요인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 원유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일을 꼽는다면 바로 이게 아닐까요.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에 피습당하고,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가한데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공격 당했을 때에도 유가를 억누르고 있던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였는데요. 이걸 더 부추긴 것은 미중 무역전쟁 고조와 그 밖의 부정적인 경제 지표들이죠. 그런데 다행스럽게도요. 무역전쟁은 점차 진정이 되고 있구요. 2020년, 그러니까 올해 초에는 1단계 협상 서명이 이루어질 예정으로, 원유에 대한 수요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유가 상승을 막은 두 번째 원인입니다. 바로 미국의 산유량을 지목할 수 있겠는데요.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내 산유량은 지난달 일일 1,280만 배럴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었죠. 사실 시추공 수는 줄어들고, 프래킹 업체들의 재정은 악화됐지만, 산유량 만큼은 연일 최고조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원유 산업이 가장 자원이 풍부하면서도 비용이 저렴한 지역에 집중했기 때문인데요. 채굴 업체들은. 고갈을 피하기 위해 수평정을 더 길게 파내기 시작했고요. 새로운 수송관이 개통되면서 프래킹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도 개선이 있다고 합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2020년 미국의 산유량이 일일 평균 1,32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은 달랐죠. 2020년 산유량 증가는 재정적인 이슈와 함께 빠른 고갈 때문에 둔화될 것이라며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치를 지적했습니다. OPEC과 그 협력 국가들은 유가 상승을 위해 작년 내내 감산을 진행했지만, 실상 별다른 효과를 보진 못했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협약에 따른 할당량보다 큰 폭의 감산을 단행했지만, 이 노력은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러시아의 초과 생산으로 상쇄되었구요. 2020년에도 같은 시도를 반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OPEC과 OPEC+는 1분기 추가 감산을 선언했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에도 할당량 이상의 감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미 협약을 불이행할 태세입니다. 한 마디로. 2019년 시장은 OPEC의 정책에 반응하지 않았구요. 2020년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마지막 요인입니다. 지난 9월, 압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이 피습을 당하면서 두 시설을 통한 원유 생산이 중단됐던 일, 기억 나시죠?
그때 유가가 일시적으로 오르긴 했지만, ‘아람코’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공급을 정상화시키면서, 피습 이전 수준까지 다시 하락하고 말았는데요.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 사건으로 새로운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시장은 약한 경제 성장 지표와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이 예상 역시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었죠. 이렇듯 최소한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시피 한 2020년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는 지정학적 위협이 글로벌 원유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인베스팅닷컴'에서 전해드리는 글로벌 원유시장 브리핑이었습니다.
[인베스팅닷컴 김수현 콘텐츠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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