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10년 만에 ‘낙하산’

<앵커>

낙하산 인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윤종원 전 경제수석의 기업은행장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10년 전으로 후퇴한 이번 인사에 기업은행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새벽 영하의 날씨에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정문 앞에 바리케이트가 쳐지고 있습니다.

지난밤 청와대가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기업은행장 임명을 끝내 강행하자, 기업은행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겁니다.

아침 8시 반, 첫 출근길에 오른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과 자진 사퇴를 외치며 이를 막으려는 노조 측의 대치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현장음>

(허권 / 전국금융노조 위원장) "자진사퇴하세요. 자진사퇴만이 정답입니다." (윤종원 / 신임 기업은행장) "우려하시는 부분을 잘 듣겠고요. 저를 함량미달 낙하산 인사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 인사로 지난 10년간 이어온 내부 출신 행장의 명맥이 끊기게 된 기업은행 내부에선, 국책은행이 정권 실세들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형선 /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함량 미달 낙하산 인사입니다. 청와대 인사를 위한 재활용 인사로 보고 있습니다. 야당이던 민주당의 당시 문재인 대표는 기업은행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계속해서 비춰왔습니다."

기업은행발 외풍에 당장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판도도 복잡해졌습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내부 출신 인사를 기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정부 지분이 있는 만큼 낙하산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은 정은보, 반장식 등 10여 명이나 됩니다.

우리금융 내부출신으로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 등이 거론됩니다.

금융권은 시대를 역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