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배터리 투자액 한국 7배…'이러다 중국에 밀릴라'

입력 2020-01-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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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해 한국의 7배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배터리 전문 매체 뎬츠왕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공식 발표된 중국 내 리튬이온 배터리 투자 규모는 2천484억위안(약 42조원)에 달했다.
소재 생산업체나 전기차 기업을 포함한 전체 배터리 산업으로 보면 총 투자 규모는 7천419억위안(약 124조원) 수준으로 2018년(5천710억위안)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뎬츠왕은 "기업들은 올 말까지 `살기 힘들다`고 호소해왔지만, 선두 업체의 투자 규모만 보면 2019년은 풍성하다곤 못해도 나쁘지 않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는 2018년 105개사에서 최근 80여개사로 줄어들었고, 작년 8∼11월 배터리 사용량(SNE리서치 기준)도 작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런데도 투자 규모가 한국의 7배에 달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몰아주기`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선두 배터리 업체에 힘을 실어 주면서 CATL 등은 급속 성장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하나둘 밀려났다"며 "이에 비대해진 선두 업체들이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3위였던 옵티멈나노에너지(沃特瑪電池)가 기술 개발에 대한 소극적 투자로 결국 파산을 신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국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는 같은 기간(2019년) 중국의 7분의 1 수준인 약 6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작년 초 시설 투자액 6조2천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을 배터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삼성SDI는 2018년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도 컨퍼런스콜에서 2019년 시설 투자를 약 1조원 정도로 보고 있으며 전체 투자의 30%가량을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대규모 투자금을 쏟아 배터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한국은 배터리 업체라고 해봤자 3사 정도인데, 각종 걸림돌 탓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대규모 소송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소송전은 국내외로 확산하며 작년 연말까지도 사그라지지 않고 계속됐다.
ESS 화재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뒤에도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면서 현재까지도 2차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하루 차이로 해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소식을 알렸고, 삼성SDI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ESS를 성장시킬 계획이어서 신규 투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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