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중국인 수억명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대이동을 앞둔 가운데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폐렴이 확산해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우한을 다녀온 홍콩인과 마카오인들 중 환자가 늘고 있어 춘제 대이동 기간 중국 전역으로 병이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관찰자망(觀察者網) 등에 따르면 어제 오전까지 중국 우한에서는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59명이며 이 가운데 7명이 중태다.
중국 당국은 현재 밀접 접촉자 163명에 대해 추적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사망 사례는 없다. 중환자 또한 11명에서 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중국 위생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체 확인을 위해 균 배양 작업에 돌입했는데 최종 병명 확인에는 1~2주일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날 우한 위생건강위는 이번 폐렴에서 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조류 인플루엔자, 독감 등 호흡기 원인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회 통제 시스템을 고려할 때 WHO에서 최종 병명 확인이 나올 때까지 알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 측에도 어제 사스나 메르스가 아니라고 밝혀왔다"면서 "병원균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중증 환자 수가 감소하고 현재까지 사망 환자가 없다는 것은 안심할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균 배양 검사 결과가 1월 중순, 즉 춘제 전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중국 정부 또한 춘제 전에 병명을 확정해야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한 한국총영사관은 한국 질병관리본부 자료 등을 공지하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현재 후베이성에는 2천명, 우한에는 1천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우한을 다녀왔다가 발열,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홍콩인들의 수 또한 계속 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14일 이내 우한을 다녀왔다가 발열, 호흡기 감염, 폐렴 등의 의심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전날 추가로 8명 확인됐다고 홍콩 보건 당국은 밝혔다.
의심 환자 가운데는 9살 남자 어린이, 2살 여아, 22∼55세 사이의 남성 4명과 여성 2명이 포함됐다.
또한, 이날도 우한을 다녀온 6명의 홍콩인이 폐렴과 관련된 증상을 보여 격리 조처됐다.
이에 따라 우한을 다녀온 홍콩 여성이 지난 2일 상기도감염(上氣道感染) 증상을 보여 처음으로 격리 조처된 후 우한을 다녀왔다가 병세를 보여 격리 조처된 홍콩인의 수는 총 21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최근 우한에서 공부하다가 돌아온 홍콩중문대 재학생도 포함됐다. 20세인 이 여학생은 폐렴 증세를 보여 룸메이트와 함께 격리 조처됐다.
진단 결과 이 중문대생의 발병은 코로나 바이러스 등 평범한 바이러스와 연관돼 우한 사태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환자 5명도 독감 등 이미 알려진 바이러스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격리 조처된 21명 중 7명은 병세가 호전돼 퇴원했다.
사태 확산에 따라 홍콩 보건 당국은 지난 4일부터 `심각` 단계로 대응 태세를 격상하고, 공항에 고열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를 추가 배치하는 등 관리 강화에 들어갔다.
한편 마카오 당국도 최근 우한을 방문했다가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인 환자가 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독감 등 평범한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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