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본격화해 그칠 줄 모르는 호주 산불 사태의 여파로 약 1천600㎞나 떨어진 뉴질랜드의 하늘도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호주 남동부 산불로 인한 짙은 연기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하늘을 가렸다.
짙은 주황색으로 변해버린 하늘을 보고 놀란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잦아지자, 현지 경찰은 관련 신고를 자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섰을 정도다.
호주에서는 5∼6일 이틀간 가벼운 비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산불 사태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지만, 당국은 이번 주말쯤 기상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재해 복구를 위해 정부가 20억호주달러(약 1조 6천억원)를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달 간 산불은 지속할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비용을 더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에서는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산불 사태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집 2천 채가 불타 없어졌다.
지난 12주간 산불이 거쳐 간 지역은 서울 면적의 약 100배인 6만㎢에 달하며, 이 기간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호주 연간 평균 배출량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산불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인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는 지난 주말 동안 집 60채가 추가로 불에 탔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현재 NSW주에서만 약 135건의 산불이 여전히 타고 있다.
코알라, 캥거루 등 동물들의 피해도 심각하다. 특히 NSW주에 주로 서식하는 코알라는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8000여 마리가 불타 죽으면서 멸종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식지의 80% 이상을 잃은 호주 코아라가 사실상 `기능적 멸종`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하고 있다.
`기능적 멸종`은 특정 동물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 생태계 내에서의 역할을 잃어버리고, 독자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살아남은 코알라가 번식을 하더라도 전체 개체 수가 적어 장기적으로 종의 생존 가능성이 작아질 뿐만 아니라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호주 산불 코알라 멸종위기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