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젊은 남자만 노린 '희대의 연쇄성폭행범' 종신형

입력 2020-01-07 16:42   수정 2020-01-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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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젊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연쇄 성폭행을 저질러 온 `희대의 성범죄자` 레이나드 시나가(36)에게 종신형이 내려졌다.
맨체스터 형사법원은 6일(현지시간) 강간 136회, 강간미수 8회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도네시아 출신 대학원생 시나가에게 종신형을 선고하고 최소 30년 이상을 복역하도록 했다.
시나가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남성 48명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의식을 잃도록 하는 약을 몰래 먹여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나가는 주로 저녁 늦은 시간 클럽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술에 취한 젊은 남성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배터리를 충전해준다거나, 택시비가 없다면 집에서 재워주겠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다만 대부분의 피해자는 약을 먹고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대부분 그날 밤사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시나가의 범행은 2018년 6월 꼬리가 밟혔다. 비슷한 수법으로 집으로 데려온 18세 남성을 성폭행하던 중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면서다.
피해자는 시나가를 구타한 뒤 그의 아이폰을 가지고 도망쳐 곧장 경찰서로 향했고, 경찰이 확인한 시나가의 아이폰에는 약에 취해 잠든 남성 수십명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찍혀있었다.
그의 집에서는 DVD 250장 분량 내지는 30여만장의 사진에 해당하는 증거가 발견됐다. 여기에 시나가에게 당한 피해자는 70명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190명이 넘을 것이라는 게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시나가는 자신이 성폭행한 남성의 ID카드나 시계, 아이폰 등 소지품들을 트로피처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에서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피해자에게 친구 신청을 하고, 피해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켜보기도 했다.
수잰 고더드 재판관은 시나가를 "그저 친구들과 놀고 싶었던 젊은 청년들을 먹이로 삼은 악마 같은 연쇄 성범죄자"라고 표현하며 그가 풀려난다면 절대 안전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하고, 교활하며, 기만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시나가는 2007년 학생 비자로 처음 영국에 건너와 맨체스터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2년부터 리즈 대학교에 입학해 인문지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성폭행 사건은 영국 사법 역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였으며, AFP 통신은 시나가가 영국 역사상 최다 피해사례를 남긴 성폭행범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레이나드 시나가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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