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고령화로 급격한 성장
삶 속으로 들어온 로봇…관건은 '보안'
'저것이면 외롭지 않겠구나' 노란색 테니스공처럼 생긴 '볼리'를 처음 본 느낌입니다. 볼리는 삼성전자가 이번 세계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0'에서 내놓은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입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볼리와 같이 뛰어노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죠. 개인스케줄 설정부터 집안 가전제품 조작까지 이름 그대로 동반자로 기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몇년 전 유행했던 AI스피커에 이젠 바퀴가 달려 혼자 움직인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네요.
● 내 삶에 들어오는 '개인 맞춤형 로봇'
이미 많은 로봇들이 우리 삶 안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LG전자의'클로이'는 인천공항과 식당 등에서 안내를 돕고 있습니다. 수많은 제조사가 내놓고 있는 납작한 모양의 로봇청소기도 일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내 말에만 반응하는 로봇이 있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삼성전자가 보여준 볼리는 명령을 받는 동시에 스스로 행동하기도 합니다.
혼자 살아 외로운 아침에 로봇이 커튼을 걷어주며 일정을 읽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매력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LG전자가 이번 CES에서 소개한 조리, 서빙, 설거지 로봇 등도 눈에 들어옵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로봇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봐선 가정용 로봇 패키지 상품을 구경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넘쳐나는 1인가구…로봇이 진정한 동반자?
삼성과 LG만 로봇에 집중하는 게 아닙니다. 올해 CES에서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는 이족보행하는 배송로봇 '디지트'을, 일본 도요타는 바퀴 6개 달린 소형 배송 로봇 '마이크로 팔레트'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탁구코치로 역할을 맡은 '포르페우스', 교육용 로봇인 한글과컴퓨터의 '토키' 등이 전시장에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기업들이 앞다퉈 로봇을 출시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소비자가 처한 사회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고령자 인구만 3,500만명이 넘어 인구 3명당 1명이 고령자인 일본에선 국가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로봇 신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바탕으로 간병 로봇 사업을 지원해 치매환자 등을 돌보겠다는 취지죠. 물론 천문학적으로 늘어가는 사회보장비를 줄이려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또 전체가구 가운데 1인가구가 29.8%(584만 가구)로 '나홀로족'이 전체가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로봇 수요 증대의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요. 소비자가 처한 환경이 변하니 로봇 산업은 꾸준히 증가해 전세계 서비스로봇 시장은 2013년 52.8억달러에서 2017년 86.4억달러로 성장했습니다.(*국제로봇연맹) 연평균 24%씩 성장해서 내년엔 202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23조원 규모로 급격하게 커질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 "귀여운 반려로봇이 나를 감시하면 어쩌죠"
한편으론 걱정도 됩니다. 귀여운 반려로봇이 다른사람에게 내 사진을 몰래 전송하고 있다면? 로봇이 개인 삶 속으로 침투하다보니 보안에 대한 경각심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습니다. 2017년엔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아이오액티브' 연구진들이 실제 로봇을 해킹하는 모습을 연출해 보안 취약점을 경고하기도 했죠. 해킹을 통해 로봇이 토마토를 찌르는 영상을 보면 보안에 대한 우려는 절대 기우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볼리는 클라우드가 아닌 데이터를 기기 자체에서 처리해 보안성을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도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초연결사회, 국내 기업들은 사물인터넷(IoT)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해 해킹을 방지하려는 노력하기도 합니다. 로봇이 개인의 삶 속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오는 시대, 보안성 높은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거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사실 로봇에 대한 우려라기 보단 보단 초연결사회 보안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자체가 새로운 이슈입니다. 로봇을 반려동물처럼 안심하고 집에 둘 수 있는 시점은 언제쯤일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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