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 등 주로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검찰 조직 13곳을 형사부와 공판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검찰 직접수사를 줄이고 민생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검찰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4곳에서 2곳으로, 같은 검찰청 공공수사부는 3곳에서 2곳으로 각각 축소된다.
폐지되는 반부패4부는 직접 관여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특별공판부`로 전환된다. 현재 사법농단 사건의 공판 담당인 특별공판 2개 팀은 새로 생기는 특별공판부 산하로 편성된다.
공공수사부는 서울중앙(2곳)·인천·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지검 등 7개 거점 검찰청에 8개 부서만 남기고 5곳은 폐지한다.
외사부는 인천·부산지검에만 남기고 서울중앙지검은 형사부로 전환한다. 서울중앙지검 총무부 역시 공판부로 바뀐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과학기술범죄수사부와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 등 3곳은 형사부로 바꾼다. 조세·과학기술 사건은 각각 서울북부지검과 서울동부지검이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돼 전담할 계획이다.
비직제인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공판부로 전환된다. 기존 사건은 같은 검찰청 금융조사1·2부로 재배당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폐지되는 13개 부서 가운데 10곳을 형사부로, 3곳은 공판부로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제개편으로 축소된 부서 중에는 현재 굵직한 사건을 수사 중이거나, 공소 유지 중인 부서들이 다수 포함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했던 부서다.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해 말 조 전 장관과 그의 아내, 동생 등을 재판에 넘기고 현재는 공소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인수합병과정을 둘러싼 의혹 수사도 반부패수사부가 맡고 있다. 반부패수사4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최근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등 `윗선`을 잇따라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는 청와대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부서다.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등 정부와 여권을 겨냥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또한 신라젠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을 수사 중이다. 신라젠은 지난해 8월 개발 중이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시험이 중단되며 주가가 폭락했지만, 최대 주주와 친인척들이 주가 폭락 전 거액의 지분을 미리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조만간 직제 개편을 위해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입법 예고 등 절차를 고려할 때 오는 21일 국무회의 상정 및 의결 가능성이 높다.
다만 14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이번 주 국무회의가 하루 연기돼 법무부가 `속도전`에 나선다면 15일 열리는 국무회의 상정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직제 개편을 위한 법 개정작업을 마친 뒤에 설 전까지 중간 간부인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무부는 "그간 주목받는 사건에 검찰의 역량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형사·공판부의 업무가 과중해졌다"며 "이로 인해 민생사건 미제가 증가해 국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수사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대비하기 직제개편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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