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간으로 오늘(16일) 새벽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2단계 협상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쟁점 사안들에 대한 양국의 팽팽한 줄다리가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1단계 무역합의 서명과 관련해 양국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미국과 중국 모두에 혜택을 가져올 합의를 생산해냈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가 국제 무역에서 상전벽해 같은 변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자국 언론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지난 2년간 중국을 무차별 압박한 상황에서 1단계 합의는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고, 환구시보는 “중·미 무역 관계가 이제야 정상 궤도로 돌아가려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이제 시장의 관심은 2단계 협상을 쏠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외신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기자>
난항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대체적입니다.
미국 최대 금융회사인 JP모간체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2021년까지 2차 무역합의 체결이 힘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2차 협상의 핵심 쟁점 사안들과 관련한 의견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문제되는 부분은 중국이 자국 기업에 지급하고 있는 '산업 보조금' 입니다.
중국은 앞서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정책은 2025년까지 첨단 기술 제품의 70%를 국산화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현재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미국 측에 따르면 이 보조금이 상계관세 협정에 위반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각 기업 간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고 미국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자국 기업에 보조금까지 주면서 경쟁력을 키우면 미국 기업의 수익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 여전히 논란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앵커>
두번째 쟁점 사안은 뭔가요?
<기자>
미국이 중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부문입니다.
관련 부문이 이미 1단계 합의문에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30일 이내 미국에 제출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담겼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제출한 내용이 미국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입니다.
이번 합의문에 이행강제장치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이 조항은 합의안에서 단 한가지라도 어길 시 총 90일 간 실무·고위급 협의를 거치고,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입니다.
이에 따라 이 조항이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앵커>
이밖에 2단계 협상에 걸림돌이 되는 사안은 뭔가요?
<기자>
사이버 보안 이슈입니다.
미국 내무부는 앞서 '국가 안보 위협·기밀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켜 제품 사용을 금지시켰습니다.
중국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내세워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같은 이유로 미국 내무부는 앞서 중국산 상업용 드론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위험이 크다며 중국산 드론이나 부품이 포함된 드론 약 1,000기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는 등 사이버 보안 이슈도 쉽사리 해결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앵커>
이번 소식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증권가의 시각은 어떤가요?
<기자>
장기간 끌어온 대외 악재가 해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그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협상의 지속성과 연관이 있는 중국의 일부 조항이 다소 모호하게 표현된 부분이 적지 않다"며 "2차 협상의 최종 타결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되레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습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전체 미국에서의 수입량을 2,000억 달러를 늘리게 되면 다른 국가에서의 수입 비중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을 제외한 타국가 비중 조절 대상에 한국이 포할될 수 있다"며 "이번 1단계 무역합의로 한국이 이익을 볼 지 미지수"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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