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하늘을 까맣게 뒤덮으며 도심을 습격한 `검은 불청객`. 약 119만 명이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도시 중 인구밀도가 세 번째로 높은 경기도 수원시에서 `검은 불청객`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검은 불청객의 특징은 매년 겨울이 되면 모습을 드러내고 `떼`로 하늘을 날며 하루 중 해가 지는 순간, 도심 곳곳을 파고들어 일명 `배설물` 테러를 저지른다. 이 무리가 도심 속으로 날아오는 일정 시간이 되면 주민들은 주차되어 있던 차량을 일사분란하게 빼고 비가 오지 않아도 우산을 쓰며 행여 배설물을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는데... 지난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이 전쟁에 지칠 대로 지쳤다는 사람들. 도대체 이 검은 불청객의 정체는 무엇일까?
매년 겨울이 되면 경기도 수원시를 찾는 `검은 불청객`의 정체는 바로 `떼까마귀` 떼까마귀는 참새목 까마귓과(科)로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새끼를 낳고 겨울에 한국, 일본 등 남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다. 떼까마귀가 경기도 수원시를 찾은 건 약 4년 전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 이곳을 찾아와 자신들의 겨울나기 `터전`으로 삼은 것인데, 올해 수원시에 몰려든 떼까마귀는 약 5천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제보자들`에서 떼까마귀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는 공지가 나가자 3일 동안 무려 7백 건이 넘는 제보가 쏟아졌다. 주요 내용은 피해상황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없는지에 대한 문의였는데 수원시도 이런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빅데이터로 확인된 떼까마귀 주요 출현 지역 중심으로 `떼까마귀 퇴치 및 청소기동반`을 운영 중이지만 워낙 개체수가 많다보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물리적으로 쫓아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함께 놔두고 보자니 피해는 갈수록 늘고, 수원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 사람들은 지금도 `전쟁` 중이다.
조류전문가와 함께 떼까마귀들의 하루를 분석해 본 결과 낮에는 주로 외곽 농경지에서 낙곡식이나 곤충 등을 먹고 오후 4시경부터 아침 7시경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 도심지 건물과 전선에 앉아 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떼까마귀에게 도시는 밤새 `천적`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안락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 몇 년 째 수원시를 찾아오는 떼까마귀가 `불청객`이 아닌 `손님`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지 제보자들에서 만나본다. 16일(오늘) 저녁 8시 55분 방송.
`제보자들` 수원 떼까마귀 (사진=KBS)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