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 폐렴'과 전쟁 선포…'사스' 수준 대응 격상

입력 2020-01-22 11:08   수정 2020-01-22 13:36


중국 정부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과 전쟁을 선포했다.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와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우한 폐렴`을 차상급 전염병으로 지정한 뒤 대응 조치는 최상급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사실상 총력 대응 체제에 나선 분위기다.
특히, 수억명이 이동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직전에 발생함에 따라 이번 주 방역 및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2월부터 사실상 중국 전역에서 환자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우한 폐렴` 확산과 관련해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총력 대응을 지시한 뒤 21일에는 윈난(雲南) 시찰을 이어갔다.
윈난 또한 전날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쿤밍(昆明) 국제회의센터에서 전 인민에 춘절 인사를 하면서 "새로운 한 해 모든 것이 순조롭게 번영 발전하고 태평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몸 건강하고 가족이 행복하며 만사형통하길 바란다"며 덕담도 건넸다.
시진핑 주석의 이런 행보는 `우한 폐렴`으로 중국 내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가주석이 춘제를 앞둔 정상적인 시찰로 중국인들에게 안도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면에 나서 국무원 부처들에 `우한 폐렴` 총력 대응을 지시하고 직접 상황을 챙기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춘제 대이동을 맞아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중국 정부는 전날 `우한 폐렴`을 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해당하는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대응책은 흑사병이나 콜레라와 같은 `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환구망(環球網)은 `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대응할 경우 정부가 모든 단계에서 격리 치료와 보고를 요구할 수 있으며,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공안이 강제할 수 있고 공공장소에서 검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을류` 전염병 지정에 대응은 `갑류`로 하는 방식은 2002~2003년 전 세계적으로 773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 당시에서 중국 정부가 채택했던 극약 처방이라고 소개했다.
저우즈쥔 베이징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갑류 수준의 대응은 중국 본토에서는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지만 인체에 대한 위험성은 흑사병이나 콜레라보다는 훨씬 덜 심각하다"고 밝혔다.
양잔치우 우한대 병원생물학 부주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상황 공개가 사스 때보다는 투명하고 시의적절하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서 "이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사스보다 길지만 증상이 가벼워 환자를 식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 부주임은 우한이 중국의 교통 요충지라면서 "우한의 공항과 기차역에는 체온기 등 첨단 장비와 최고 수준의 인력이 배치돼있다"고 언급했다.
우한에서는 발병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들의 출입국이 금지됐으며 대중의 밀집을 막기 위해 춘제 문화 활동이나 행사도 제한했다.
또한 우한에서 반출입되는 가금류나 야생 동물에 대해선 무작위 검역을 하고 있다.
우한 보건 당국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시 치료비가 의료보험 범위를 넘어서면 정부가 부담할 것"이라면서 아플 경우 즉각 병원을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사스 대응에도 참여했던 저명 과학자 중난산(鐘南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야생 동물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제기했고, 이에 중국 당국은 야생동물을 먹거나 접촉하지 말라는 주의보를 내렸다.
한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에서 춘제를 맞아 `우한 폐렴` 확산을 막는 관건은 재빠른 정보 공개와 대응이라면서 현재 정부의 상황 공개가 사스 때보다 훌륭하므로 정부를 믿고 따라줄 것을 촉구했다.
中 우한 폐렴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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