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진 환자의 밀접 접촉자 중에서 발열, 기침 등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나오면서 국내에서 확진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증상을 보이는 접촉자 중에는 우한 여행력이 없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들의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다가 증상을 보이는 사람 3명과 지역사회에 머물다 자진 신고한 1명에 대한 검사 결과가 22일 오후 늦게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질본은 확진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인접한 자리에 앉은 승객, 공항 관계자 등 접촉자를 44명으로 파악했다. 질본은 이 중 출국한 11명을 제외하고 33명을 관할 보건소를 통해 관리해오다 3명이 증상을 보여 격리 후 검사를 시행했다.
다만 잠복기 등을 고려했을 때 기내 전파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질본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어떤 것도 단언하기 어렵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박혜경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만약 양성으로 나오더라도 (접촉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이 짧은 만큼 확진자로부터 전파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며 "전문가 자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확진 환자의 접촉자 중 증상을 보이는 3명 중에는 우한 여행력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질본은 밝혔다. 우한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양성으로 나올 경우 `사람 간 전파`의 확실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질본 관계자는 "접촉자 중 증상을 보이는 3명은 우한을 다녀온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다"며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못하나 확진될 경우 이동 경로 등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비행기에 같이 탑승한 밀접 접촉자 중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다면 감염 경로 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에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경우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 전파 양상 등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검역 자체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질본은 설 연휴를 `1차 고비`로 보고 있다. 중국 최대 연휴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국내에 입국하는 중국인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과장은 "우선 설 연휴를 1차 위험 기간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중국에서 아주 외곽을 제외하고 전역에서 환자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만큼 춘제 이후에도 환자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비상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