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종코로나 치사율 4∼5%"…메르스·사스와 비교하면

입력 2020-02-02 18:50   수정 2020-02-0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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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치사율을 기존 2.2%에서 2배가량 높은 4∼5% 수준으로 내다봤다. 감염 확산이 계속되면서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났을 가능성 등이 위험도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사율을 4∼5% 수준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이 치사율은 감염 확산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변경될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현재까지 중국에서 나온 정보를 고려한 치사율"이라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치사율 30%,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치사율 10%보다는 낮다"고 설명했다.
치사율은 중국에서 환자와 사망자 수치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어 4∼5%보다 증가하거나 낮아질 수 있다.
중국 내 의료기관 부족으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환자가 대다수란 지적을 고려하면 사망자가 증가해 치사율은 오를 수 있다. 반면 감염자 수 증가보다 사망자 수 증가 속도가 더딘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치사율은 (유행이 종료된 뒤) 최종적으로 봐야하지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통계에) 사망자는 확인될 확률이 높은데 경증 환자들은 누락될 수 있어, 이들이 (나중에) 진단되면 분모가 늘어나기 때문에 치사율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으로 중국 내 사망자는 304명, 누적 확진자는 1만4천380명이다. 하루 전보다 사망자는 45명. 확진자는 2천590명 늘었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필리핀에서는 중국 우한 출신 44세 남성이 지난달 25일부터 격리돼 치료를 받다 전날 숨졌다.
국내의 경우 확진환자는 총 15명으로 모두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환자 모두 상태는 안정적이나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 사망자 대다수는 노인이나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었지만, 건강한 성인도 있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사망자도 사망 24시간 전까지만 해도 상태가 안정적이고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과잉반응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우려도 나온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져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해외 일부 환자에서는 이런 사이토카인 폭풍이 관측됐다는 점이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면역체계에서 나오는 사이토카인이 바이러스를 선택해 죽여야 하는데 `양날의 검`처럼 환자의 폐나 신체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사이토카인 폭풍은 사스, 메르스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으로 감염병의 치사율을 높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의 변이도 치사율을 높이는 위험 요인이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인체에 적응한 뒤에 변이하는데, 변이가 일어나면 전파력이 강해지면서 독성도 심해진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지난달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치사율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독감의 경우에도 인플루엔자가 어느 정도 유전자 변이를 일으켰느냐에 따라 치사율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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