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남매의 난'…안갯속 한진칼 주총

입력 2020-02-03 11:06   수정 2020-02-03 11:06



    <앵커>

    지난해 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현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의 이른바 남매의 난이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말 조 전부사장이 한진칼의 대주주들 가운데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그룹과 손을 잡고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저지할 계획을 밝혔는데요.

    자세한 내용 증권부 정희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기자.

    현재 상황 먼저 간단히 짚어주시죠.

    <기자>

    네, 지난주 금요일인 1월 31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연합해 법무법인 태평양의 공증과 금융감독원의 변경신청 등을 거쳐 오는 3월 말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공동행사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들 연합은 공동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세 주주 모두 경영 일선에는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함과 더불어 사업구조개선, 주력사업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연임 여부가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3월 주주총회에서 지분싸움이 불가피 해 보이는데요.

    한진칼 지분구조는 어떻게 구성돼있죠?

    <기자>

    네 지난 금요일 연합을 구성한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지분은 각각 6.49%, 17.29%, 8.28%로 32.06%에 달합니다.

    이에 반해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6.52%인데요.

    여기에 한진칼의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10%,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와 한진그룹의 특수관계자를 합치면 지분은 21.67%입니다.

    또 연합세력에 참여하지 않고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각각 5.31%, 6.4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을 한진칼의 주주로 끌어들인 인물은 이명희 고문이라며 이들이 결국에는 연합세력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들이 3월 주주총회에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대주주로는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있는데,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 밖에도 외국인 등 기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은 30.46%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주주총회에 앞서 양측이 어떻게 이들의 표심을 사로잡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주주총회에 앞서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주주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 중요해 보이는군요.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우선 연대의사를 밝힌 조 전 부사장측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전략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발표한 공동입장문에 “사업구조 개선과 주력사업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란 내용을 미뤄볼 때 지난해 1월 KCGI가 제안했던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진행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시 KCGI는 지배구조개선, 기업가치 제고, 고객 만족도 개선과 사회적 신뢰제고 등 3가지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우선 지배구조 개선방안으로는 세 주주 모두 경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전문경영인 선임을 위한 주주제안은 필수적으로 보입니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과거 KCGI가 제시했던 내용에 칼호텔네트워크 등 호텔사업, 즉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가 낮은 사업부문에 대한 매각이나 투자 재검토가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조 전부사장이 과거 칼호텔네트워크의 대표이사를 지냈던 이력이 있어 해당 사업에 대한 애착이 강한 만큼 일각에서는 매각보다는 해당 부문을 분리해 들고 나갈 것이란 추측도 나오는데요.

    다만, 한진그룹이 지주회사 체제인 만큼 계열분리가 쉽지 않고 지분확보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주주총회 일정이 3월 말로 점쳐지고 있고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일 기준 6주전에 이뤄져야 해서 약 2주 남짓한 시간이 남아있는데요.

    조 전 부사장측은 현재 3자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주주제안 내용을 정리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조원태 회장측의 전략은 어떤가요?

    <기자>

    조 회장측은 조 전 부사장의 연대 소식 이후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는 상황인데요.

    최근 내부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걸로 알려져는 있지만 30%가량을 이미 확보한 조전부사장 측에 대항하기 위해서 우호지분 확보를위한 새로운 전략 제시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우선 지난해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하며 큰 호응을 받았던 만큼 올해 역시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높은 수준의 배당을 이어가는 등 주주환원정책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 양측의 지분 차이가 큰 만큼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오너일가,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의 지분 확보도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창업주부터 대를 이어 일군 기업이라는 점에서 총수일가의 경영권을 잃게 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원태 회장측은 대응책을 모색해 이르면 이번주 초반 공식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 짚어주시죠.

    <기자>

    한진그룹의 경영권분쟁이 본격화 하면서 한진칼우선주와 대한항공우선주의 주가는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경영권분쟁이 그룹 지배구조개선이나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아울러 그룹내 물류와 택배를 담당하는 한진 역시 비핵심자산 매각이나 사업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반영돼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이미 주주명부가 폐쇄돼 추가 지분매입 경쟁이 별다른 의미가 없는 만큼 한진칼의 주가는 보합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한편 우한 폐렴사태 여파에 따른 부정적인 업황이 이번 경영권분쟁이슈보다 더욱 부각돼 대한항공은 보합권에, 진에어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h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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