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21세기병원 격리자들 3곳 분산… 인근 주민들 반대 없어

입력 2020-02-05 18:20  


국내 16·1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지낸 광주21세기병원에서 격리 대상자 분산 조처가 이뤄졌다.
5일 질병관리본부는 이날까지 병원 내 격리 중인 환자 72명과 의료진 49명 등 121명을 위험군에 따라 3개 모임으로 분류했다.
16·18번 확진자와 함께 생활한 3층 병동 환자, 의료진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병원 안에서 1인 1실로 격리했다.
저위험군에 속한 입원환자는 광주소방학교에 마련한 격리 생활 시설로 이동했다. 소방학교로 이동한 격리 대상자에 의료진과 병원 직원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 구분 없이 병원 전체를 격리한 조처를 공간만 나눠서 유지하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비좁은 병원에 120여명을 한꺼번에 수용하면 혹시 모를 바이러스 전파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환자 이동을 위해 1인당 구급차를 1대씩 배차해 모두 15대가 투입했다. 각각 환자 이동을 마칠 때마다 내부 소독 작업이 이뤄졌다.
소방학교와 집으로 격리한 환자 이동에는 119와 보건소가 운영하는 구급차를 동원했다.
병원에 잔류한 환자와 의료진 등은 바깥과 단절된 건물 안에 머물며 창밖으로 이러한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환자들은 신종코로나 확산 여파에 따른 격리 조처 이전부터 21세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구급차를 타고 소방학교에 도착한 환자들은 개인 물품을 한 아름 든 채 관계자 안내를 받으며 조심스레 발길을 옮겼다.
한 안내자는 팔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환자의 신발 끈이 풀어지자 매듭을 다시 묶어주기도 했다.


광주소방학교는 격리자가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하고자 정오 무렵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곳에는 군의관이 투입돼 격리자들을 관리할 예정이다. 소방학교에서 지내는 이들의 식사와 침구 지원에는 재난 안전 특별교부세를 투입했다.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 전문가들이 휴대용 장비를 들고 기숙사 내부 구석구석을 살균·방역했다.
외벽 주변에 있는 나무와 잡풀까지 꼼꼼하게 방역을 진행했다.
`접근 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테이프가 진입로에서 외부인 접근을 차단했다.
신종코로나 격리 생활 시설을 마련한다는 소식에 한때 반대 소동이 일었던 충북 진천·충남 아산과 달리 인근 주민들의 반대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에 들지 않은 나머지 입원환자, 병원 관계자에게는 자가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병원 건물을 임시 폐쇄하기 전 퇴근한 의료진은 이미 자가격리 중이다.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고 확인된 병원 관계자 일부는 이날 새벽 5시 집으로 돌아가 외부와 접촉을 끊은 상태다.


보건당국은 혼선이 없도록 분산 격리 조처와 집계를 마치는 대로 모임별 숫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25명이 병원에 잔류하고, 30명가량이 소방학교 생활 시설로 옮겨갔다고 알려졌다.
당국은 광주21세기병원 모든 의료진과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신종코로나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격리 지속 여부는 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한다.
당국은 18번 확진자의 어머니인 16번 확진자와 접촉한 306명의 정밀 실태 조사도 벌이고 있다.
16번 확진자는 광주21세기병원에 입원한 딸을 간호하면서 자신도 폐렴 증세로 입원 진료 받았다.
발열 증상이 나타난 지난달 27일부터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진 이달 2일까지 입원환자와 동일한 생활을 했다고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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