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캡' 적용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지수사업자로써 한국거래소는 지수의 시장대표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반해, 금융당국은 시장관리자로써 ETF(상장지수펀드)업계의 운용상 효율성 측면에 방점을 두면서 애꿎은 투자자들의 시장 혼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코스피200 등 특정지수 내 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이른바 '30%캡'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맞물려 코스피200 지수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30%를 초과하면서 현재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에 대해 '30%캡' 수시적용 여부를 검토중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ETF, 이른바 상장지수펀드에 대해 그간 최대 30%로 강제한 동일종목 편입비중 제한을 오는 4월부터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지수 내 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30%를 넘어서더라도 이와 관계없이 30% 초과분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현물 주식을 담을 수 있게 됩니다.
코스피200 지수 내 삼성전자의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초래된 ETF 운용상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인데, 수급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혼란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의 '30%캡'이 적용될 경우 자칫 수급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30%캡' 적용 이전의 경우 ETF는 초과분에 대해 담지못했던 삼성전자 주식을 현물로 매수해야 하는 수요가 발생하고, 반대로 '30%캡'이 적용됐을 경우, ETF는 지수 추종을 위해 30% 초과분에 대해 삼성전자 주식을 현물로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
이때 일시적으로 매수, 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자칫 수급측면의 불확실성 확대는 물론 시장 변동성 확대 마저 우려된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관계자
"(ETF 동일종목 편입비중 제한) 시행령은 바뀔 것으로 예고가 됐고, 지수방법론은 한국거래소의 고유사항이기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지수는 캡이 씌워져 있는데(30%캡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편입은 30%를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엇박자가 난 상태다."
KB증권은 코스피200 추종 ETF 규모가 2조1천억원을 고려할 경우,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30%에서 1%포인트 초과시 마다 삼성전자에 2,100억원 규모의 매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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