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한 코로나19 상황 '집중보도'…"우리는 0건" 강조

입력 2020-02-21 23:23  


북한은 21일 남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을 이어가며 방역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하루 동안 남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기사를 9건 내보냈다.
전체 기사 건수가 24건임을 고려하면, 3건 중 1건 이상이 남쪽의 코로나19 확산 관련 소식인 셈이다.
청도 대남병원 의료진의 집단감염 소식을 비롯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지정 등 내용도 비교적 구체적이었다.
조선중앙TV도 이날 오후 주민들에게 "남조선에서는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증에 지역사회에로의 전파가 가속화되면서…"라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동시에 이날도 자국 내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을 빼먹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이틀 연속 한국의 급속한 확산 상황을 상세히 전하면서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들어오지 못하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선전매체 `메아리`도 비상설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 간부인 송인범 보건성 국장을 인용해 "현재까지 단 한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재차 확인했다.
여기에는 급속도로 확산하는 남측의 확산 상황과 대비시키면서 자국의 `철벽 방어` 성과를 우회적으로 선전하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연맹(IFRC) 등에서도 북한 내 확진 보고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진위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발병 집계 역시 각 회원국의 자체적인 진단 결과에 따른 보고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신뢰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북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지속적인 확산세에 방역 활동은 한층 더 강화하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이후`부터 지난 19일 현재 전국적으로 보건간부 69만여명이 위생선전 활동에 동원됐다.

외무성과 대외경제성을 중심으로는 예방 및 진단 물품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민간 차원의 대외교류를 총괄하는 대외문화연락위원회에서도 최근 6만개의 마스크를 확보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은 전했다.
선전매체 `메아리`는 국경연선 지역의 위생방역기관들에서는 "낮과 밤이 없는 긴장한 전투"를 진행 중이라며 접경지에서의 방역 조치를 소개했다.
박명수 국가위생검열원 원장은 중앙TV와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이 비루스(바이러스)에 대해서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해명 문제들이 많다"며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는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이 전염병이 절대로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방역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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