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25일 포근한 날씨 속에 전국에 비가 내리자 주요 포털사이트에 코로나19와 날씨가 연관 검색어로 등장했다.
기온이 올라가고 습도가 높아지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인터넷카페나 SNS에 줄을 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와 날씨와의 상관관계는 `아직 모른다`는 의견이 다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생존력이 떨어진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반적인 특징 때문에 기온이 오르면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기온이 오른다거나 습도가 높다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기온이 30도 안팎인 데다 습도도 높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는 점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기 직전인 16∼19일 전국적으로 눈이 내리고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으나, 추운 날씨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이의 관련성 역시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이제야 생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연구가 많이 되지 않았다"며 "기온과의 관련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기온이 오르고 비 때문에 습도가 높아지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온 4도, 습도 20%에서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5∼20일 생존하는데, 실험 조건을 기온 20도, 습도 40%로 올리면 바이러스 생존력이 1/10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최 교수 역시 "(2월 중순) 추운 날씨로 바이러스 생존력이 높아진 환경이 됐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 자체가 바이러스 전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며 "확진자를 찾지 못해 밀폐된 공간에서 집회, 수업, 종교 활동 등 사회 활동을 한 점이 확진자 증가세로 이어진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의 중기 예보에 따르면 다음 달 2일까지는 대부분 중부지방에서도 최저 기온이 영상권, 최고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평년보다 높아 따뜻하다가 3∼6일 최저 기온이 영하권을 밑도는 등 꽃샘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오후에는 전국적으로 또 한 차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교수는 "날씨는 바이러스 생존 조건으로, 예방·방역할 때 고려 사항 정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비, 기온 습도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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