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학교들이 개학을 일주일 미루면서 긴급 돌봄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초등학생의 단 1.8%만 돌봄을 신청했다.
돌봄교실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우려가 있는 데다가 돌봄을 오후 2∼3시까지만 제공하는 학교가 많은 탓에 신청률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모든 학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오후 5시까지 돌봄을 제공하겠다"라고 알렸으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 당국이 24∼26일 긴급 돌봄을 위한 학부모 수요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초등학생 272만1천484명 가운데 4만8천656명(1.8%)만 긴급 돌봄을 신청했다.
전체 초등학교 6천117곳 가운데 1천967곳(32.2%)은 긴급 돌봄을 신청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돌봄 신청률이 다른 지역보다 낮았다. 대구에서는 초등학생 0.5%, 경북에서는 초등학생 0.6%만 긴급돌봄을 신청했다. 경북의 경우 초등학교 64.6%에서 돌봄 신청자가 없었다.
교육부가 개학 연기 기간에 긴급돌봄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를 돌봄교실에 보냈다가 다른 학생에게 감염병이 옮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거세지면서 맞벌이 부부들도 자녀를 돌봄교실에 맡기기보다는 다른 가족 집에 맡기기로 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 역시 전체 유치원생 61만6천293명 가운데 11.6%(7만1천353명)만 긴급돌봄을 신청했다.
유치원도 대구·경북의 돌봄 참여율이 가장 낮았다. 대구에서는 유치원생의 2.5%, 경북에서는 3.3%만 긴급돌봄을 신청했다.
이날 교육부는 긴급돌봄 운영 시간을 기존 일과 시간에 준해 오후 5시까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4일 긴급돌봄 수요조사가 시작되면서 일부 학교가 오후 2∼3시까지만 돌봄교실을 운영한다고 공지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온 바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은 일과 시간에 자녀를 데리러 갈 수 없는 문제 때문에 돌봄교실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제 시·도 교육청과 다시 회의를 열어 돌봄교실을 오후 5시까지 운영하도록 했다"면서 "지역 여건과 학부모 수요 등을 고려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모든 학교가 5시까지 돌봄을 제공하도록 재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신청률이 떨어진 뒤에 재공지하는 것은 뒤늦다는 지적에 관해 교육부의 다른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 등 일부 지역은 추가 신청을 받기로 했다"면서 "수요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애초에 오후 5시까지 운영하도록 못 박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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