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팬데믹' 각오하고 있다‥염두하고 대책 수립"

입력 2020-02-28 16: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현재 세계 각국이 전국적인 유행을 가르는 기로에 놓여 있다고 방역당국이 판단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향후 (환자 증가세 등) 시나리오에 대해 내부적으로, 또 전문가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미국도 (역학적 감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는 나라별로 전국적인 유행으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총 2천22명이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지 39일만으로, 하루 환자 증가 폭이 중국을 넘어섰다.
권 부본부장은 중국에서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선 뒤 일주일 뒤 1만명으로 폭증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나라는 역학적 유행 곡선의 분석을 조금 더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내에서는 특정한 그룹, 즉, 신천지교회 교인들의 집단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체 (환자 발생 및 코로나19 발병) 양상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우 증가했지만, 신천지대구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그러한 특징을 면밀히 봐야 한다는 의미다.
권 부본부장은 "유행을 활성화하는 중심적 집단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수는 많이 늘어나는 듯 보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대다수가 한 집단의 자체 발생, 그 집단으로 인한 전파로 묶여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당히 특이하게도 지금 유행을 일으키는 중심 집단이 과하게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의 방역 대책에서는 최우선으로 그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 변함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부본부장은 국내외 상황을 주시하며 감염원 차단, 피해 최소화에도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는 (감염원 등) 차단과 피해 최소화 정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사회적 격리까지 강화해 시행 중"이라며 "최대한 이른 시기에 국내에서의 유행을 줄이기 위한 기로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방역 당국으로서는 마음속으로 팬데믹을 `각오`하고 있다고 전했다.
팬데믹(pandemic)이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에 해당된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을 책임지는 기관은 마음속으로는 이것이 팬데믹이 될 수 있고, 만약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할지 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욱 팬데믹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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