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명령권 발동' 법검토 부족"…권영진, 文대통령에 사과

입력 2020-03-03 16:16  


대구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명령권 발동을 요청했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다. 이날 국무회의는 대구시청에서 열린 확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와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고, 권 시장도 화상으로 국무회의에 참여했다.
권 시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활용하도록 선제적이고 신속한 지원을 해달라"며 긴급명령권 발동을 통한 공공 연수원, 대기업 연수원 등의 3천실 이상 병상 확보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권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구 상황을 설명한 데 이어 "법적 검토가 부족한 채 긴급명령권을 말해 죄송하다"라며 "상황이 긴급해 올린 말씀임을 양해해 주십사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 긴급명령권은 헌법상의 비상조치다.
헌법 제76조 2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상태에 있어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가 불가능한 때에 한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강 대변인은 "지금은 교전 상태에 해당하지 않고 국회도 열려 있어서 긴급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는 요건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권 시장이 `법적 검토가 부족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보시면 되겠다"고 부연했다.
권 시장의 사과에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물음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구 상황을 설명하는 데 이어 권 시장이 말하고 지나가는 상황이었다"며 "별도의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권 시장 등의 주장은 병상 확보는 물론 다른 지자체가 대구 환자들을 받지 않으려 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이는데, 이를 해결할 조치를 검토하는가`라는 물음에는 "다른 지자체도 협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증 환자를 격리 치료할) 생활치료센터 중 첫 번째로 지정된 곳이 대구 공무원 연수원인데, 이는 대구시 시설이 아니라 국가 시설"이라며 "대구시도 함께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도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생활치료센터로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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