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에서 간경변·간암에 이르기까지의 똑똑한 투병기' 출간

입력 2020-03-05 19:27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처럼 거의 80%가 망가져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질환이 순식간에 악화되기 쉽다. 하지만 암이나 심장질환보다 상대적인 관심도가 떨어져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암, 간경화 등 생명을 위협하는 간질환은 대부분 간염에서 시작된다. 간염은 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자가면역 등에 의해 간조직과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특히 B형간염은 전체 간암 환자 중 70%의 원인질환일 정도로 예후가 나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간염에서 간경변·간암에 이르기까지의 똑똑한 투병기`는 모친과 두 형을 B형간염에서 기인한 간경변과 간암으로 일찍 보내고, 자신은 간암으로 간절제술까지 받았던 간질환 환자가 치병(治病) 중 느낀 것들을 적나라하게 기술한 B형간염 보균자 필독서다.

생생한 투병기록은 물론 의사·병원 고르기, 입원, 수술, 간 해부도, 간 생리학, 검사지 해독하기,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보험 등에 이르기까지 간질환 환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을 원색의 사진과 도표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최근 임상현장에서 간질환 진료에 주로 사용하는 프리모비스트 조영제 사용 MRI 관련 설명도 실었다. 프리모비스트는 간세포특이 MRI 조영제로 정확도가 더 높아져 1㎝보다 작은 크기의 암 조직까지 발견할 수 있다.

저자인 민경윤 작가는 교과서적인 병원 매뉴얼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본인의 질병을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B형 간염 보유자가 병원을 찾아야할 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할 수 있는 기본 지식을 알려준다. 또 B형간염 보유자는 몇 가지 유형의 경로로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는데, 책은 내가 그 경로의 어디쯤에 서 있는지 찾는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이미 간암이 발병한 경우 다른 환자들의 치료경험을 참고해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고 재발을 막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간염, 간경화, 간암 등 간질환 환자는 유독 민간요법, 건강기능식품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건강 상태나 질환 정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 정답은 없지만 이 책은 민간요법과 건강식품 중 실제로 의학적 효과가 입증된 것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릴 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세운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경윤 작가는 "늘 침묵하는 장기, 그래서 그냥 나는 괜찮겠지 하는 막연한 의지로 지내다가 어느 날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고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며 "강력한 항바이러스제가 있는 지금은 간염에 대해 조금만 공부하여 대비하고 치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약을 복용하면 평생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정보란 존재하지 않지만 이 시점에서 나름의 노력으로 얻은 깨달음이 환우들의 치병에 적게나마 바른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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