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반도건설이 함께 구성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3자연합)이 대한항공 고위임원이 항공기 구입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대한항공 측의 해명이 “조원태 회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 어떤 것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3자연합은 9일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한진칼 주주연합의 입장’을 통해 “리베이트 의혹 당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핵심 임원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4일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등 세계 유수 기업에 항공기를 납품했을 당시 리베이트를 했다”며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180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6일 3자연합은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리베이트 관련 의혹을 받는 임원들은 즉시 사퇴하고 한진칼 이사 후보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조현아 주주연합은 프랑스 경제범죄 전담 검찰의 ‘수사종결합의서’를 고등법원의 ‘판결문’이라고 거짓 주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에 나선 바 있다.
3자연합측은 “대한항공의 반박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와 조원태 대표이사의 관여 여부에 대해 어떤 것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3자연합이 공개한 프랑스 법원 문서는 프랑스 경제전담검찰과 피의자인 에어버스가 항공사들에 뇌물을 공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에어버스의 벌금 납부 등 일정한 행위를 조건으로 형사처벌을 유예합할 것을 합의한 문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 법원이 정식으로 공청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검토한 이후 문서의 유효성과 기재 내용에 관해 별도의 승인 판결을 내린 문서”라며 “프랑스 법원이 불법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명백히 확인했고 에어버스 스스로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이 “합의서에 언급된 리베이트 의혹 시기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로 조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했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3자연합은 재 반박에 나섰다.
3자연합은 “리베이트 약속의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은 2008년부터 시작됐고 실제 리베이트 수수는 2010년 최소 200만달러, 2011년 650만달러, 2013년 600만 달러 등 세 차례에 걸쳐 각기 다른 방법으로 지급됐다”며 "조원태 대표이사는 2010∼2013년 당시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의 직책으로 항공기 도입을 직접 담당하는 핵심 임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원태 대표이사는 2009년 이후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에 직접 참여했고 엔진도입 계약에 직접 서명까지 했다”며 “그럼에도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거액 리베이트 수수에 대해 몰랐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대한항공은 어떠한 실질적인 조사도 없이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하며 조원태 대표이사의 무관함을 주장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과정에서 어떤 내부적 통제 시스템도 작용한 바 없었고 의혹이 드러난 현재에도 아무런 실질적인 조사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이는 결국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현 경영진 하에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등에 의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증거이고, 3자연합이 이번 주주제안을 통해 제안한 전문경영인제 도입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번 에어버스 건으로 이미 사법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해외 경우와 같이 우리 사법기관이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해 즉각 철저한 수사를 개시해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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