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콜센터 80여명 확진…수도권 대규모 집단감염 현실화

입력 2020-03-11 07:05   수정 2020-03-1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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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있는 콜센터 확진자가 80여명을 넘어서면서 수도권에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콜센터가 있는 서울뿐 아니라 직원이 거주하는 경기, 인천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각 지역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며 접촉한 사람도 상당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전문가들은 감염 확산을 방지하려면 `접촉자 관리`가 중요한데, 이번 콜센터 사례는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넓고, 노출 기간도 길어 접촉자를 찾아내는 게 않다고 지적했다.
콜센터가 `교통요지`로 꼽히는 구로에 있어 직원들이 수도권에 분산돼 거주하고, 이들이 출퇴근하며 지역 간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확진자는 지난 4일부터 의심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최소 일주일 이상 지역사회 노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접촉자 중 감염자가 있다면 또 다른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혼잡한 지하철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면 주변 사람들 모두 밀접접촉자로 봐야 한다"며 "보통 2m 이내에 15분 이상 접촉했을 때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데 지하철로 역 5∼7개를 함께 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불특정 다수의 접촉자를 CCTV 등으로 찾아내는 건 쉽지 않다"며 "지자체 공지 등으로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 접촉자를 찾아내는 정도가 최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대중교통이나 지역사회에서 접촉한 노출자들이 문제"라며 "이들 가운데 감염자가 있고, 이 감염자가 밀폐되고 사람이 많은 공간에 머물렀다면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자체도 접촉자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인천시는 일부 확진자의 출퇴근 이동경로 등을 공개했고 서울시는 노출 기간인 3∼8일 해당 빌딩을 방문한 사람 중 열이나 기침 등이 있는 경우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달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이 됐다`는 우려도 크다. 이미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경기, 서울에서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사례들이 산재해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교수는 "수도권에는 이미 역학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확진자들이 꽤 있다"며 "이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 머물며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콜센터 집단감염은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사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콜센터 집단감염은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이런 소규모 집단발병이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지역사회 감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국민의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연결고리가 분명치 않은 집단감염이 서울, 경기에서 발생할 경우 제2의 신천지 같은 폭발적인 증폭집단이 될 우려가 있다"며 "치료제와 백신이 당장 없는 상황에서 연결고리를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개별 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통해서 감염원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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