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6개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6차 대선 경선에서 최대 승부처인 미시간을 비롯해 미시시피, 미주리 주 등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꺾고 승리를 낚았다.
14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치러진 `슈퍼 화요일`에서 10개 주를 싹쓸이하는 대승으로 대역전극의 이변을 쓴지 일주일 만에 `미니 화요일`에서도 `3M` 주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며 2연승의 길을 닦았다.
이로써 경선 초반전 추락을 거듭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첫 승리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뒤 슈퍼 화요일에 이어 미니 화요일에 이르기까지 약진을 이어가며 대세론에 날개를 달게 됐다.
반면 초반 파죽지세를 올리며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는 듯했던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에서 상승세가 꺾인 뒤 `미니 화요일`의 `핵`인 미시간 등을 내주며 한층 힘겨운 추격전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70% 개표 집계 기준으로 미시간 주에서 52.9%를 기록, 샌더스 상원의원(39.2%)을 두자릿수 차이로 앞질렀다.
미주리주와 미시시피주에서는 각각 66%, 64% 개표 결과를 기준으로 60.8%, 81.0%의 득표율로 각각 33.6%, 15.0%에 그친 샌더스 상원의원을 압도적인 차이로 눌렀다.
CNN 등 미 언론들은 이들 3개 주에서의 바이든 부통령의 승리를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6차인 이날 경선은 이들 3개주를 비롯, 워싱턴, 아이다호, 노스다코타 등 총 6개 주에서 실시됐다. `3M`을 제외한 나머지 주들의 경우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미시간에 가장 많은 125명의 대의원이 걸렸고, 워싱턴(89명), 미주리(68명), 미시시피(36명), 아이다호(20명), 노스다코타(14명) 등 총 352명의 대의원이 이번 `미니 화요일`에서 뽑힌다.
무엇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징성이 커 `미니화요일`의 하이라이트로 꼽혀온 미시간주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로 꼽히는 미시간주는 오는 11월 대선의 승부를 좌우할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의 하나이다.
미시간은 4년 전인 지난 2016년 경선 때 샌더스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과 함께 `초박빙`의 차이로 신승한 곳이어서 본선 승리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선 중요한 본선 교두보를 구축한 셈이 됐다.
이번 경선에서 미시간주에 전력을 쏟아부었던 샌더스 상원의원은 `슈퍼 화요일`에 이미 한풀 꺾인 `이웃사이더 돌풍`을 재점화, 다시 치고 올라가야 할 다급한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2016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미 언론들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미시간주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강타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미시간 경선에서 이기며 샌더스에 중대한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NYT)도 미시간의 승리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미니 화요일` 밤의 가장 큰 상이 됐다고 전했다.
CNN도 바이든이 `제2의 슈퍼화요일`에서 미시간에서 승리, 우위를 넓혔다고 보도했다.
`미니 화요일`은 `슈퍼 화요일` 이후 치러지는 첫 경선으로 `포스트 슈퍼 화요일` 국면의 표심을 가늠해주는 변곡점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이번 경선은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중도 진영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그리고 진보 진영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줄줄이 중도하차, 경선 구도가 명실상부한 `바이든 대 샌더스`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에 이뤄진 두 사람간 첫 정면 대결이었다.
이로써 바이든 전 부통령은 첫 진검승부에서 확고한 선두 자리를 굳히며 `1강`으로 자리매김할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본선 티켓을 확정 짓는 `매직넘버` 1천991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려면 갈 길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세론을 재구축함으로써 샌더스 상원의원이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사실상 조기에 승부가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도 대 진보의 진영간 세대결 양상으로 치러진 이번 경선에서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중원 경쟁`에서 유리한 중도 주자를 택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출마를 포기한 중도 주자들의 릴레이 지지선언으로 중도진영이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사실상 `완전한 단일화`를 이룬 가운데 진보 성향의 워런 상원의원은 출마의 뜻을 접으면서 특정후보 지지 선언은 유보, 진보 진영의 표결집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