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부당해고 여부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인 전문계약직 아나운서 9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MBC는 11일 박성제 사장 주재 임원 회의에서 2016년과 2017년에 입사한 아나운서들을 별도 채용 절차 없이 각각 2018년과 2019년 일반직 특별채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나운서들에 대한 MBC 사측의 해고 처분을 취소하라는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이 타당하다는 행정법원 판결이 난 지 엿새 만이다. MBC는 이 판결에 대한 항소도 포기한다고 밝혔다.
또 MBC는 판결 직후 아나운서들의 사무 공간을 조정했으며, 이른 시일 내 실무에 투입하도록 교육과 면담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제 사장은 "(계약직 아나운서들과) 분쟁이 MBC가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더는 부담이 되거나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며 "MBC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콘텐츠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BC의 이 같은 결정에 계약직 아나운서들을 대표한 이선영 아나운서는 통화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놓고도 걱정되는 게 많았지만 다 우려였다"고 말했다.
이 아나운서는 방송계 전반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엔 부당한 처우에 문제를 제기할 생각도 못했지만, 이번 사례로 조금씩 이야기할 환경이 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저희가 그런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된다면 너무나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5일 이들 계약직 아나운서에 대한 MBC의 해고 처분을 취소하라는 중노위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들 아나운서는 2018년 9월 최승호 사장 취임 후 MBC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내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MBC가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에 해고 무효확인 소송 및 근로자 지위 보전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해 5월 해고 무효확인 판결 선고까지 이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고 임금을 지급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다시 출근했으나 별 업무 없이 방치되자 지난해 7월 사측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다며 서울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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