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900선이 무너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인은 연초부터 꾸준히 빚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반대로 휘청이고 있어 그동안 지적돼 온 반대매매 가능성이 눈앞에 닥쳤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자세한 내용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개인이 꾸준히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보여주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개인은 코로나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직후부터 꾸준히 매수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한달 간 개인이 코스피에서 매수한 금액만 거의 9조원에 이릅니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3조6천억원)와 삼성전자우(8,182억원), SK하이닉스(5,005억원), 현대차(2,975억원) 등 소위 코스피 주도주를 매수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8조원 넘게 팔아치우는 중입니다.
삼성전자(-3조8천억원)와 SK하이닉스(-8,568억원) 등이 외국인의 매도 표적이 됐습니다.
결국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개인이 담고 있는 셈입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1조원 넘는 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투자자 예탁금도 30조원을 넘기는 등 개인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세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증시가 크게 빠지자 가격 매력을 느낀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죠?
<기자>
네, 개인들이 빚을 내 투자했음을 알려주는 척도인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맞물려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요.
코스피가 저점에 있다고 판단한 개인들이 빚까지 동원해 주도주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월 들어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오름세에 있습니다.
특히 IT 업종의 잔액 증가가 눈에 띄는데요.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초 1천억원 수준에서 최근 2천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어 SK하이닉스 잔액 역시 최근 1천억원을 넘어섰고,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많이 샀던 파트론과 케이엠더블유 등의 잔액이 꾸준히 높습니다.
<앵커>
개인이 이렇게 빚까지 내며 매수를 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가 부진했잖아요.
반대매매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면서요?
<기자>
먼저 반대매매란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산 개인이 증권사에서 정한 담보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개인이 보유한 종목을 일괄 매도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주가가 계속 내리막길을 타면서 반대매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한달 간 주가가 13%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14.3% 떨어졌습니다.
이어 같은 기간 케이엠더블유(-8.5%)와 파트론(-17.6%)도 주가가 부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개인은 담보율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PB는 "지난 9일 같은 경우 지수가 많이 하락하면서 일부 고객을 중심으로 반대매매가 있었다"며 "글로벌 위기가 계속되면서 지수가 더 하락하게 되면 반대매매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여기서 우려스러운 부분은 향후 코스피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면서요?
<기자>
개인투자자의 기대와는 달리 코스피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요.
증권업계조차 코스피의 저점이 어디인지를 놓고 갈피를 못 잡는 분위기입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상위 0.1% 이내에 해당하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며 "경험적으로 봤을 때 회복까지는 약 2개월 정도의 안정화 기간이 필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공포심리가 극에 달하면서 저점에 관한 논의 자체가 무색해진 모습입니다.
따라서 코스피는 당분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변동성 장세의 모습을 연출할 것이란 것이 증권가의 관측입니다.
다만, 전 세계 중앙은행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책 공조를 펼치고 있는 만큼, 여기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신용거래는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코스피가 전고점(2,267.3pt) 대비 15.8% 떨어지는 등 전형적인 하락장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신용거래는 위험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잠시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우진 /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신용거래는 주식시장이 약세일 때는 큰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투자 전략입니다. 따라서 신용거래 이전에 자신의 투자 성향을 면밀히 파악하여 어느 정도 규모의 신용거래를 할지 결정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상승장이 아니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는 큰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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