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매도공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 외국인 매도물량의 상당수가 미국계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미국계 자금은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7,408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 가운데 미국이 1조7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룩셈부르크(-4,000억원), 싱가폴(-1,96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룩셈부르크는 지난 1월 6천억원 순매수에서 한달만에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반면, 영국은 32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국계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는데,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 그리고 국내 증시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 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도 급격한 변동 양상을 보였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미국계 자금이 코스피에서 이른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란 관측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쌌을 때는 미국계 자금이 코스피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미국계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4년 이후 평균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10배인데 지난해 1월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8배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해 9월부터는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11배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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