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 문제를 `코로나19` 임상과 방역 측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어른이나 고령자보다 증상이 경미하다는 보고가 있지만, 개학이라는 계기를 통해 아동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학교 개학을 추가로 연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 위해 감염병위기대책전문위원회 등 전문가 회의 등을 열고,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아동 환자 치료 결과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20세 미만 확진자는 505명이다. 0∼9세가 81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0%, 10∼19세가 424명으로 5.2%를 차지했다.
아동·청소년 환자 비율이 낮은 것이 어른보다 사회 활동량이 적기 때문인지, 질병의 특성상 어린 환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코로나19가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정부가 전국의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의 개학을 2차례 연기하고 학원의 휴원까지 강하게 밀어붙인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중증으로 진행된 소아 환자도 없었다. 지난달 17일 중국소아과저널(Chinese journal of pediatrics)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어린이 환자 34명 가운데 중증인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임상적인 측면과 별개로 국내에서 소아 환자가 대규모로 생기는 것은 사회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문제다.
지역사회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나오고 해외에서 환자가 유입되는 상황에서 아동·청소년 이동 제한이 한꺼번에 풀릴 경우 코로나19가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교실에서 많은 아이가 종일 접촉하게 되면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은 개학 연기를 하거나 아니면 개학을 하되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던지 교육 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도 개학하며 인플루엔자가 겨울철 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듯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학 연기와 관련된 질문에 "인플루엔자의 유행 양상을 보면, 아동에서 시작해 가정을 거쳐 사회로 전파된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문을 열기에 앞서 정부가 다중이용시설에 요구하고 있는 방역조치를 완벽히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발열감시, 감염관리 책임자 지정, 개인위생 관리를 위한 손 씻기 시설 증설 등 방역을 위한 조치와 제도가 교육기관에서도 철저하게 준비되고 이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처 내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학 연기 협의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