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코로나19의 확산과 산유국간 ‘유가 전쟁’ 여파로 원유 수요가 급감할 거란 우려에 추락했습니다. 현재 WTI선물 30달러 다시 회복 시도 나오지만, 일단 어제 마감가는 28.7달러로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일간 변동률을 보면, 어제 하루동안 24%나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1991년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저유가가 지속될 거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OPEC+ 감산합의 불발에 이어,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죠. 사우디는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람코의 칼리드 알다바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 유가 급락과 관련해 배럴당 30달러 수준도 만족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11%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최근 1,747bp 를 기록하며, 2016년 고점인 1,599bp를 상회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이일드 채권은 리스크가 큰 투기등급 채권을 의미하는데요. 이 스프레드가 급등한 겁니다. 이 같은 현상이 에너지 외에도 기타 섹터로까지 전염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또 투자적격 채권 등급이 강등되면서 투매로 이어질 소지도 존재하기 때문에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이 석유전쟁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미국 셰일기업입니다. 유가 급락에 따라 에너지 기업의 채산성 저하되고, 이에 따른 디폴트 리스크가 상승했는데요. 이 셰일기업들이 흔들리게 되면, 글로벌 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에너지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부실 가능성도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우려감 속에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하고 있는데요. 며칠 사이에 주요 기업들의 시가총액 4천억원 이상 증발했습니다.
이처럼 초저유가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국내시장 영향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DB금융투자가 내놓은 리포트는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데요. 이유인즉슨, 정유/화학 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분명 경감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가 급락으로 인해, 미국 원, 가스 생산량이 감소되고, 에탄 생산량 증가세도 둔화되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허덕이던 화학업종이 원가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는 겁니다. 이에 아시아 NCC 업체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라도 전합니다. 한편, 코로나19가 끝나고 나면, 짓눌렸던 수요가 급진적으로 폭발할 가능성도 제기하는데요. 이에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을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 나비효과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가운데 각국의 부양책은 계속 나옵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까진 미비한데요. 여기에 연준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발표에 외환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극도의 위험기피는 모든 자산의 현금화 흐름으로 연결되면서, 신흥 통화들에 약세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요. 달러 인덱스는 제로금리 발표 이후 하락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다시 장중 98달러 부근에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위험회피심리가 지속된 영향에 수급 상 달러수요가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도 어제 기준금리 50bp인하를 단행하고 부양책을 내놨지만 원화가치는 오히려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요.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의 0%대 기준금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통상적으로 비기축통화국의 금리는 기축통화국보다 높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현재와 같이 준금융위기의 상황일 때, 환율과 외인의 원화채 포지션의 향방에 따라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난 12일부터 CRS금리가 전구간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스와프시장에서 극심한 달러 부족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CRS는 통화스왑 베이시스인데요. 이 CRS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원화 가치가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말해 넘치는 원화에 비교해서 달러화는 너무나도 부족한 자금 시장의 풍경인데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외화 유출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모습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손현정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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