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ETF의 '역설'

정경준 기자

입력 2020-03-18 10:59   수정 2020-03-18 10:53

    <앵커>

    최근 급락장에서 반등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레버리지ETF에 몰리고 있습니다.

    보름사이 순매수 규모만 1조6천억원에 달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매수세가 지수 급락 상황과 맞물리면서 역설적이게도 매물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수 대비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ETF.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6일 이후 현재까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순매수 규모만 1조6천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증시가 급락하자 반등을 염두에 두고 '베팅'에 나선 것인데, 우려감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급락장에서 레버리지ETF로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이러한 상황이 역설적이게도 매물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등을 노린 레버리지ETF로의 매수세 유입이 오히려 매물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자산운용업계관계자

    "데일리로 2배 익스포져를 하다보니까 시장이 빠지게 되면 (보유)포지션을 줄어야 2배의 익스포져를 맞출 수 있다. 펀드운용구조상 시장이 빠지게 되면 (펀드의) 보유자산을 매도할 수 밖에 없다"

    또 레버리지ETF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지수의 추가 급락시 분할매수에 나서며 장기투자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단기나 헤지 투자 성격인 강한 레버리지ETF의 특성상 당초 기대했던 수익률과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가령, 현재 가치가 1천원인 레버리지ETF가 있는 경우, 지수가 10% 하락할 경우 지수대비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만큼, 레버리지ETF 가치는 800원으로 떨어지는데, 이후 지수가 원래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레버리지ETF의 가치는 960원에 머물게 됩니다.

    [인터뷰] 자산운용업계관계자

    "레버리지ETF는 기간수익률의 2배가 아니라 일간수익률의 2배이기 때문에 시장이 상승하더라도 하루만에 오르는게 아니라 계속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왔다갔다하면서 원 지수대로 올라오더라도 내가 기대한 수익률과 차이가 날 수 있다"

    지수 하락시에도 2배의 손실을 내는 만큼, 요즘과 같이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할 경우 손실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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