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는 유동성과의 전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나마 금융당국이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단락됐는데, 시장에 미칠 효과는 어떨지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이것부터 짚고 넘어가죠. 최근 연출됐던 급락장이 국민 재테크라 불렸던 ELS와도 무관하지 않다면서요?
<기자>
ELS의 배신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지수가 떨어지면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당연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죠.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증권사들은 단순히 ELS를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입자에게 약속된 수익을 주기 위해 위험을 피하는 헤지를 합니다.
가령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ELS라고 한다면 H지수가 저평가 됐을 때 지수 선물을 매입하는 방식인데요.
문제는 지수가 낮아졌다고 보고 선물을 매입했는데 지수가 더 빠지면서 손실이 발생한 겁니다.
손실을 메우려다 손실이 더 커진 거죠.
<앵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었고, 소위 말해 물타기에 실패한 것이로군요?
증권사들도 그런 일을 겪는다니 시장이 그만큼 변동성이 높다는 뜻이겠죠.
<기자>
선물거래는 파생거래잖습니까. 고위험 고수익 거래죠.
그래서 증거금이라는 걸 내는데, 이 증거금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손실이 불어난 겁니다.
증거금을 더 내라, 그렇지 않으면 깡통계좌를 만들어 버리겠다. 이렇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마진콜입니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마진콜 규모가 많게는 1조원대라고 합니다.
이 많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워낙 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그 마저도 달러로만 낼 것을 요구받았다고 합니다.
가지고 있던 달러로는 택도 없으니 CP나 회사채를 내다 팔아 확보한 현금으로 달러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환율은 급등했습니다.
환율과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주가는 곤두박질친 것이고요.
<앵커>
그래서 금융당국에서 쉽게 말해 돈을 푼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 증권사들이 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마구 찍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런 채권들이 하도 쏟아지니까 매수자들도 시큰둥했던 거죠.
이렇듯 자금줄이 막히니까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건데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는 한국증권금융 대출이나 한국은행의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총 5조원이 공급됩니다.
시장에서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돈이 다음달부터 투입되는 거 아닙니까?
사실 자본시장이라는 곳이 워낙 불확실성이 크잖아요.
아직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내일이라도 요동칠 수 있고, 안심하긴 이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당장 이달 말에 만기를 앞둔 단기 자금만 31조원에 달합니다.
그리고 한국은행이 매입하기로 한 RP는 사실상 국공채 수준의 우량채권에만 국한되고, 이런 것들은 상당 부분 소진됐기 때문에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미국 연준처럼 한국은행이 회사채나 CP를 직접 매입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게 조금 논란이 될 수도 있는데, 오히려 지수가 더 떨어지는 게 유리하다고 합니다.
지수가 ELS 원금 손실 구간(낙인)에 진입하면 그 때부터는 손실이 투자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증거금 부담이 덜어지기 때문인데요.
지금처럼 조기 상환만 미뤄지고 낙인도 되지 않는 경우가 증권사로서는 가장 부담이 크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것들이 실적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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