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부분 기업들은 실적 악화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도 기회를 만들어가는 기업은 있기 마련입니다.
의료용 장갑의 원료인 NB라텍스 제품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금호석유화학도 기회를 만드는 기업 중 하나인데요.
현장을 송민화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자동으로 레일을 도는 손 모양 마네킹을 물감 속에 담갔다가 꺼내 말리기를 반복합니다.
다 마른 부분을 뒤집어 내면 우리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료용 라텍스 장갑이 됩니다.
분홍색 물감처럼 보이는 용액이 바로 합성고무 원료인 NB라텍스.
원래는 흰색이지만 색소를 첨가해 분홍색과 파란색, 검은색 등 다양한 라텍스 장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2007년 1천2백여 억 원을 투자해 NB라텍스 연구개발에 착수한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독자 개발에 성공하고 상업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미국 FDA 인증을 획득해 의료용 소재로 입지를 강화하며, 지난해부터는 연산 58만 톤의 생산능력으로 세계 점유율 1위에 올랐습니다.
“제가 지금 착용하고 있는 것이 NB라텍스로 만든 의료용 장갑입니다. 국내외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인체에 무해한 것은 물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의료용 라텍스 장갑은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가 전 세계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경쟁사들이 주로 동남아시아에 몰려있어 입지적으로도 두 지역에 원료를 공급하기 유리한 상황입니다.
이를 통해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의 원료를 공급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인터뷰>정성훈 / 금호석유화학 고무연구랩 선임연구원
“타사에 비해 얇고 질기고 부드러운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장갑을 착용했을 때 착용감이 좋고 더 오랫동안 피로감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의료용 장갑 수요가 급증하는 점도 회사에는 ‘반사이익’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했을 때 의료용 장갑 수요가 폭증했던 것과 유사한 패턴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을 돕기 위해 의료용 라텍스 장갑 200만 장을 지원한 바 있는 회사는 국내외 물량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원료 생산량을 최대로 늘려 가동 중입니다.
<인터뷰>양건호 / 금호석유화학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지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8~10% 정도 성장하지만 이런 재해나 바이러스와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할 때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료용 장갑으로 쓰이는 NB라텍스 시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NB라텍스가 최근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 것도 고무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의료용뿐만 아니라 산업용과 조리용 장갑도 만들 수 있도록 원료 개발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글로벌 위기를 업계 초 격차 1위 기업이 되기 위한 기회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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