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코로나 밀어내
미국 대선과 주요 국제 이벤트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손 쉬운 방법이 바로 구글링, 구글로 검색해보는 방법이다. 오죽하면 `구글 신(神)은 이미 알고 있다`는 농담 아닌 진담(?)이 떠돌고 있을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도 구글 트래픽에서 이미 답이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웹 페이지 첫 화면에서 기다리고 있는 `구글 신(神)`에게 물어봤다.
●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 멀었다…팬데믹 선언 이후 고공행진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유행하던 2019년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혹은 폐렴에 대한 검색어 데이터는 거의 0에 가깝다. 그러다 1월부터 한국과 일본 등 중국 밖 확진자가 발생한 뒤로 전 세계 검색어 압도적인 상위권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르기 시작해 팬데믹(pandemic) 선언이 있던 2020년 3월12일 정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래프(사진 속 보라색) 끝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존스홉킨스대 집계를 보면 26일 2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47만 1,783명으로 이 가운데 중국 8만 1,727명, 이탈리아 7만4,386명, 미국 6만9,171명, 뒤이어 스페인, 독일, 이란, 프랑스, 스위스에서 확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각국 주요 도시가 이동 제한에 묶이면서 격리(quarnatine) 검색량이 팬데믹과 비슷하게 올라섰고,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마스크(mask) 검색이 지금 이 순간에도 치솟고 있다.
● 치솟는 `실업` 검색량…코로나 걷어내면 암담한 실상 고스란히
문제는 구글 검색어에서 `코로나`라는 단어를 걷어낸 뒤 가려졌던 실상이다. 여러 키워드를 대입해보니 눈에 띄는 단어가 바로 셧다운(shutdown), 경기침체(recession) 그리고 실업(unemployment)이다.
특히 미국은 뉴욕주가 지난 20일 필수 사업장을 제외하고 셧다운에 들어갔고, 완성차 공장은 물론 애플, 스타벅스 등 주요 매장도 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셧다운 검색어는 이달 16일과 20일, 그리고 이번주 들어 또 순위를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구글 신의 예언대로라면 아무래도 전 세계 공장이 당장 재가동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형 금융회사들이 있는 영국, 호주 등에선 상황이 조금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외신 보도에서 주로 나오는 `경기침체`가 이들 지역에 집중적으로 검색되고 있다. 올해 1월만 해도 미중 무역갈등이 종식되던 때라 상상하기 어렵던 단어가 입소문을 타고 있는 셈이다. `닥터 둠` 루니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사람들의 외출이 제한되고, 상품과 교역이 멈춰서면서 세계 경제가 V자형 반등 혹은 U자형이나 L자형 침체도 아니라 I자형으로 수직 낙하할 수 있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의 예측이 정말 맞아들기라도 한 걸까? 구글링에선 각국 정부가 맞이할 다음 큰 파고로 `대량 실업`을 지목하고 있다. 커피숍, 마트 등이 문을 닫으면서 실업(unemployment)은 코로나 검색량 대비 9%에 달할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며 치솟고 있다. 실업 검색량 대비 금융위기, 경기침체 검색은 채 10%도 채 되지 않을 만큼 차이가 크다. 그리고 그 관심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쏟아지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 감염이 폭발하던 이달 14일부터 실업/실업자 수에 대한 검색량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3월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2분기 미국에서 35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JP모건체이스는 미국 실업률이 6.25%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한국에선…"지금이 부자될 기회" 삼성전자 검색량 폭증
구글과 함께 한국 모바일 검색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 키워드를 찾아보면 같은 기간 녹색창을 장악한 검색어는 코로나, 그리고 삼성전자다. 다만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색량은 2월 25일을 정점으로 뚜렷하게 하락하는 중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 등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8천~9천명 선의 정체국면에 접어들어 한 고비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는 사이 삼성전자 검색량은 2배 이상 늘었다. 팬데믹 선언이 있던 3월12일 이튿날 삼성전자 검색량이 코로나를 추월했다. 이날 이후 삼성전자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달리 5만원 선을 깨고 역주행 중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삼성전자를 네이버에서 열심히 검색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일로인 가운데 검색어 트렌드에서는 아직 낙관적인 신호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날카로운 그래프 끝을 보면 그 순간은 아직 오지 않은 듯하다. 그럼에도 이 순간이 지나가길 구글 신에게 기도 드려본다. 코로나 종식 선언(declaration)이 되거나 혹은 경기회복이 시작되어 검색어 트렌드에 오르는 순간이 빨리 오기를!
《지피지기(知彼知己)는 글로벌 경제 전쟁터의 복잡한 현상들을 `적과 나`의 입장에서 깊게 분석하고 쉽게 전달해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결기 넘치는 콘텐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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