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19 사망 1만명…세계 최대 규모 '하루새 889명↑'

입력 2020-03-29 07:07   수정 2020-03-29 07:15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8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 누적 사망자 수가 1만2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 대비 889명(9.7%↑) 증가한 것이다.
하루 기준 신규 사망자가 96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27일 집계 수치보단 다소 줄었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규모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온 이래 36일 만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1만명대 누적 사망자 규모는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5천974명(6.9%↑) 증가한 9만2천472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전 세계에서 미국(11만3천67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현재 추세라면 29일께 10만명을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하루 확진자 증가율이 7%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최근 들어 누적 확진자 증가율은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10.8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다.
특히 최근 들어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데 이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이는 반면 신규 사망자 수는 700∼900명대 사이를 오가며 좀처럼 줄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누적 완치자 수는 1만2천384명이며, 누적 완치자와 누적 사망자를 뺀 실질 확진자 수는 7만6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증 환자는 3천856명이다.
일각에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 정부는 내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제한령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정부가 이동제한령 기한을 내달 18일까지 2주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시 내달 3일까지인 휴교령도 연장하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안젤로 보렐리 시민보호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러한 봉쇄 조치가 없다면 우리는 훨씬 더 나쁜 숫자를 보게 될 것이고, 지속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아울러 바이러스 추가 유입을 막고자 입국 절차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탈리아행 여객기나 배의 탑승 수속을 밟을 때 체온 측정을 의무화하고 측정 결과 37.5도 이상이면 탑승이 허용되지 않는다.
육로나 배 또는 여객기로 이탈리아에 들어오는 모든 방문객은 방문 목적과 목적지, 연락처, 체류 주소 등을 보고해야 하며 14일간 격리도 요구된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 분야 대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47억 유로(약 6조3천억원) 규모의 새 부양패키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을 돕기 위한 이번 패키지에는 쇼핑 바우처와 푸드 패키지가 포함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콘테 총리는 또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대응 기금 마련을 위해 일명 `코로나 채권`으로 불리는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 실패는 EU 전체에 "비극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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