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코로나19 봉쇄 기간 군경 위협시 사살" 엄포

입력 2020-04-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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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 기간에 문제를 일으키며 군경의 생명에 위협을 가할 경우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군경과 바랑가이에 "충돌이 발생하고 생명을 위협하면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바랑가이는 현지 최소 기초단체로 상당한 자치권을 갖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금은 질서유지가 중요한 만큼 정부 지침을 따라 달라"면서 이같이 명령하고 의료진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봉쇄된 메트로 마닐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케손시의 슬럼가 주민 20명이 경찰의 해산명령을 어기고 구호품 제공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계속하다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나왔다.
주민들은 "봉쇄로 일자리를 잃었는데 한 번도 식료품 등을 받지 못해 가족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 단체들은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에게 물리력을 행사할 게 아니라 2천억 페소(약 4조8천200억원) 규모의 구호예산을 신속히 집행해달라고 요구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17일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천700만명이 거주하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 전체를 봉쇄했고, 이어 필리핀 중부 세부주 등으로 봉쇄령이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최다 538명 발생하는 등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2일에도 코로나19에 322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2천633명으로 늘었다. 이날 사망자는 11명 추가돼 누적 사망자가 10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13명은 의료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국은 봉쇄 기간 연장과 대상 지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장하고 나섰다.
또 의료진의 보호장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현지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16)이 집에서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안면 가리개 80여개를 만들어 마닐라에 있는 병원 4곳에 선물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이목을 끌었다.
필리핀 과학기술부는 코코넛 오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보조식품과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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