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저명한 과학자와 교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정책을 장기간 지속하기 어렵다며 봉쇄 없이 코로나19를 잡는 데 성공한 한국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지 과학·학계 인사 150여명은 2일자(현지시간) 현지 일간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에 공동 호소문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의 봉쇄 정책이 최근 고무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수개월 간이나 이렇게 꽁꽁 묶어둘 순 없다.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 장기간의 봉쇄로 사회경제적으로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를 볼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의 건강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사회·경제활동을 정상화하는 `2단계 대응`이 필요하다며 그 좋은 예로 한국을 언급했다.
광범위하고 공격적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를 정밀하게 추적해 격리함으로써 국가 시스템을 막지 않고도 바이러스를 굴복시킨 모범 사례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이 한때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번째로 많았으나 현재는 이탈리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짚고, 이러한 적극적인 방역 정책은 치명률을 낮추고 의료시스템 붕괴를 피하는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한국 모델이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모방되고 있고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이탈리아도 한국 방식을 채택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봉쇄를 풀기 전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대책으로 검사 능력 강화와 감염자 위치 추적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한국형 모델을 제안했다.
한국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2일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1만5천242명으로 세계에서 미국(24만4천373명) 다음으로 많다. 누적 사망자 수는 1만3천915명으로 세계 최대다. 치명률도 12%를 넘어섰다.
이에 반해 한국은 누적 확진자 1만62명, 누적 사망자는 174명이다. 치명률은 1.7%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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