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우울증 환자라고 밝히며 마스크를 기부한 시민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5일 오전 10시께 한 민원인이 다리가 불편한 듯 절면서 서울 강북경찰서 삼양파출소로 찾아왔다. 민원인의 손에는 작은 분홍색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민원인은 "수고하시는 경찰관들이 쓰세요"라고 말하고는 봉투를 파출소에 두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경찰관들이 열어본 봉투에는 보건용 마스크 20장, 구운 아몬드 1봉지와 작은 손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저는 대인기피증에 우울증 환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밖에 안 나가요. 마스크는 매일 사람들과 만나는 경찰관님들한테 꼭 필요한 것 같아서요"라고 적혀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넉넉지 않은 환경에도 어렵게 모은 마스크를 파출소에 기부한 사례가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마스크를 기부한 A씨는 편지에서 스스로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우울증·대인기피증 환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돈으로 기부하고 싶지만 못하는 실정입니다. 마스크는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에서 준 것 반쯤이랑, 내가 줄 서서 산 것 반쯤"이라며 "부디 마음이라도 받아주세요"라고 적었다.
마스크를 기부받은 경찰관은 "코로나19 때문에 현장에서 지치고 고된데 마음 뭉클하고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며 "마음 따뜻한 이 천사의 선행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부받은 마스크를 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려는 취지로 구세군강북종합사회복지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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