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산업계 전반에 불안감 확산과 일시적 유동성 위기가 잇따르면서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두산중공업, 쌍용자동차, 저비용항공사(LCC), 아시아나 항공 매각 등 산업은행이 맡고 있는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등 긴급 현안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산은은 1조원을 수혈하는 두산중공업에 이번 주부터 경영자문역을 파견해 여신관리에 착수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 속에 결정된 대규모 자금 수혈인 만큼 이에 걸 맞는 지배구조 개편과 구조조정이 뒤따라야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모회사인 두산이 두산중공업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016년 4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온 쌍용자동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지난 3일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사실상 자본잠식 위기에 빠졌다.
당초 마힌드라그룹이 신규투자 조건으로 내건 국내 금융기관의 2700억원 조달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내린 결정이다.
협력업체들에까지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면 산은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자칫하면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재편도 관건이다.
산은은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달까지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 5곳에 무담보로 1260억원을 공급했고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엔 이스타항공 인수계약금 545억원과 유상증자에 필요한 1500억원을 더해 최대 2000억원의 지원이 계획돼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도 남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산은 등에 아시아나항공 차입금과 관련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산은은 지난해 수출입은행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인수와 대출 등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한바 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자금 회수와 건전성 등의 책임은 산업은행이 짊어져야 한다.
이 때문에 산은은 대기업의 경우 대주주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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