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을 막기 위한 `손목밴드`를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사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자가격리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을 보완해 자가격리자가 스마트폰을 일정 시간 동안 이용하지 않으면 경보음이 울리는 방식 등을 병행하기로 했다.
10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가격리자 무단이탈 예방 수단으로 검토하던 위치 확인용 손목밴드를 전면 도입하기보다는 자가격리 지침 위반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손목밴드는 대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갈 방침"이라며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사람을 대상으로 나머지 격리기간에 손목밴드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자가격리자 관리 전용 앱을 개발해 보급했으나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가는 등 무단이탈 사례가 잇따르자 위치추적용 손목밴드 도입을 고려했다. 하지만 인권침해 우려와 법적 근거 미비, 예산 문제 등으로 적용 범위를 축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9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자가격리자는 5만4천583명이다. 지난 2월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무단이탈 등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해 적발된 사람은 169명이다.
정부는 5만4천명이 넘는 전국 자가격리자들에게 모두 손목밴드를 적용할 경우 밴드 제작에만 20억원 안팎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는 자가격리자들에게 지급할 대여폰과 통신비 지원 금액을 더하면 예산 규모는 배 이상으로 커진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일단 자가격리자 동의 없이 손목밴드를 채울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인권침해 논란도 있어 그런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또 손목밴드 전면 도입 시 예산이 최소 수십억 원이 필요한데 그에 비해 실효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손목밴드를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일정 시간 스마트폰 동작이 없으면 경보음을 울리는 방법을 도입해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가격리자가 2시간가량 이상 스마트폰을 조작하지 않을 경우 푸시 알람을 보내 위치확인을 하도록 하고, 응답이 없을 시 담당 공무원이 직접 전화해 확인하는 방식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현재도 자가격리 관리 앱으로 하루 두차례 위치확인 푸시알람을 보내고 있는데 앱 기능을 강화해 스마트폰 동작 시간을 기반으로 확인하려는 것"이라며 "앱에 관련 기능을 추가하는 데에 드는 예산도 수천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밖에 인공지능(AI) 기반 프로그램으로 자가격리자들에게 자동으로 불시점검 전화를 걸어 자가격리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자가격리자 관리 강화 방안을 11일 오전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안건으로 올려 최종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관련뉴스